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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낙서

공부와 건강 성실도

<공부와 건강의 역설>

우연히 '서울대 의대 수석 합격자의 말'이라는 글을 보았다.

"밤늦게 독서실에 남아 혼자 공부를 한다.
참 웃기는 일이었다.
내가 공부를 제일 잘하는데 내가 제일 열심히 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등학교 때, 모의고사를 치고 나면 그날은 야자(야간 자율 학습의 준말)가 없었다. 그러면 친구들은 쌓인 스트레스를 풀 겸, 모두 PC 방으로 향했다. 텅 빈 교실에 남아서, 그날 틀린 문제를 확인하면서 오답 노트를 만들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당시 수능 문제는 400점 만점에 220문제로, 내가 틀린 문제는 적으면 한 개, 많아봤자 10개 전후여서 모의고사 친 날 틀린 문제를 정리하는 데는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모의고사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친구들은 바빠졌다. 대게는 수십 문제를 틀렸기에 오답노트를 만드는데만 해도 몇 시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그렇게 전날 친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제를 확인하는 동안, 나는 또다시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고 있었다.

모의고사가 아니라도 비슷했다. 우리 반에서 가장 많은 문제집을 푼 사람도, 수업 시간에 제일 집중해서 들으면서 대답하는 사람도, 학교에서 가장 안 자는 사람도 성적이 제일 좋은 나였다.

대학교 때, 학비를 벌기 위해 과외를 50명 정도 했다. 가장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제일 열심히 공부하고, 숙제를 해 왔다. 제일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과외 시간조차도 집중하지 않고, 심지어 졸기까지 했다.

이제 의사가 되어서, 학생이 아니라 환자나 사람을 본다.  

비만에 지방간에 고혈압, 당뇨가 있어 누구보다 금연하고, 살 빼고, 운동하고, 술 끊어야 하는 사람이 정 반대로 담배 피우고, 술 먹고, 운동을 안 한다. 이런 사람한테 담배 끊고, 술 줄이고, 운동하라고 해도 소용 없다. 스트레스 받아서, 시간이 없어서, 지금 아픈데가 없어서 등 변명만 늘어놓는다.  

검사 결과에 아무런 이상도 없고, 생활습관조차 완벽한 사람이 더 열심히 더 열심히 운동하고 체중 관리를 한다. 또한 의사말에 더 귀기울이고, 건강에 대한 조언과 충고를 적극적으로 구한다.

건강이 나쁜 사람이 오히려 건강 관리를 하지 않는다.
반대로 건강이 제일 좋은 사람이 더 열심히 관리한다.

마치 성적이 나쁜 학생이 공부를 안 하고,
성적이 가장 좋은 학생이 제일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과 같다.

나도 의대생이면 웃겠는데, 의사라 안타깝기만 하다. 일단 나부터 새해에는 몸과 건강을 챙겨야 겠다.
ㅡ페친 글ㅡ

나랏님들 행차에 바쁜 시간 뺏기지 않으려는 민중들의 적응 산물인 피맛골 ( 마차를 피하는 골목)

도전와 응전의 반복이 정상정인 인간의 삶

남의 지갑 탐새는 좀비들도 이제는 정신좀 차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