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낙서

동상이몽

박감독 2016. 3. 17. 09:46

세상에는 음과 양의 분별이 있듯이 모든것은 상대적인 비교가 있고 그로인한 자연스런 상이함이 생기는 것 같다. 선천적으로는 남녀가 그렇고 후천적으로는 직업별로 그렇게 된다.  또한 일부에서는 혈액형에 따라 비교되기도 하는데 사실 어느정도 맞는것 같다.



처제에게 두 딸이 있다. 큰 딸은 공부 잘하는 일류대학 우등생이다. 항상 학교와 도서관을 시간 맞춰서 다니면서 성실하고 이쁘고 완벽하다. 특히 손글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예술적이다. 하루하루 계획대로 살고 특별한 실수 없이 대인관계도 원만하다.

둘째는 언니의 성적과 비교되면서 집에서 자주 구박당한다. 시간이 빈틈 투성으로 낭비되는것도 언니와 비교되곤한다. 하교할때 바로 집으로 들어오지 않고 주위 들꽃을 구경하고 놀이터의 아이들 노는것 구경하고 이따금 하늘도 보고 수위 아저씨들과 대화도 하면서 천천히 온다.  (이사 가는 곳 마다 수위아저씨들과 친해진다 한다.) 항상 그렇게 시간을 허비(?) 하는 것을 엄마는 혼낸다. 학원은 항상 지각이고 성적은 아주 친화적이다.(^_^) 그래도 이번에 물리치료학과로 입학했으니 적성에 아주 잘 맞을것 같다. 아픈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인기 짱일것이다.

 

LA에는 귀여운 조카 두명이 있다. 큰아이는 공부 잘하는 우등생 반장이고 동생은  그림 잘그리는 재원이다. (잘 그려도 너무 잘 그린다.)
건축사인 아빠를 닮아 그림을 잘 그리니 유전이란 참 무서운거다.
큰아이는 모든것을 잘 알아서 한다. 가족 여행을 가도 본인이 계획을 세워서 부모를 끌고 다닌다. 아빠는 돈만 내주면 되니 아주 편하다고 한다.그러나 부모가 지시하는 것 중 받아드릴 수 없는 것은 대답을 아예 안하고 모르는 척 한다고 한다. 그러면 대답안하는 것때문에 부모는 교육상 혼을 낸다. 물론 그래도 안하는 것은 안 한다. ( 고집은 그 아빠의 그 딸이다.)
둘째는 언니와 다르게 부모의 충고에 대답을 바로 잘 한다고 한다. "네" " 곧 할께요" " 알았어요" 항상 대답을 잘하는 둘째는 부모에게 혼나는 일이 별로 없다. 그래도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은 똑같이 안 한다.
결국 따지고 보면 큰 아이가 부모님의 말을 더 잘 듣는데 혼나는 것도 더 많다니 둘째 세원이의 처세술이 우수한것 같다.


뉴욕에도 귀여운 조카가 두명 있다. 

첫째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수한 인재다. 미국의 의과 대학생이니 부모에게 큰 효도한 것이지. 역시 착실하고 성실하고 신앙심이 깊은 우등생이다. 반면 둘째는 예술적인 끼가 넘쳐서 항상 부모가 안절부절이다. 어린시절부터 자작곡을 하는 높은 수준의 가수 지망생이니 다분히 큰 달란트가 있는것은 확실한데 평범한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조금은 벅찰듯 싶다. 아빠가 우리 삼형제중 음악을 제일 잘했고 학교에서도 절대음감을 인정 받았었으니 역시 유전일것이다.  내가 봐도 정말 대단한 실력이다.

아마도 예능인이 선망의 대상인 요즘 세상에 우리 집안에서는 가장 멋진 삶을 살것 같은데 솔직히 걱정은 된다. 예능인의 과정이 많이 험난할 테니 말이다. 그래도 신앙심이 깊은 가정이니 다 하늘에서 잘 인도해주시리라 믿는다. 하여간 예능인 끼는 엄청나게 넘치는 둘째다.  



우리 집에도 딸이 두명 있다. 비교적 부모의 기념일에 긴 손편지를 써주는 고마운 아이들이다. (엄마에게 없는것 을 보면 그것은 착한 오빠의 영향인듯 하다.) 우리집 역시 두 딸이 성격이 조금은 다르다.

큰딸은 아주 보이시한 성격의 이쁜 아가씨다. 집에서 가족들에게는 선머슴 같지만 남자 친구하고 전화통화때 보이는 애교를 보면 놀랠 뿐이다.  여자는 정말 무서운 이중성의 동물이다.(ㅎㅎㅎ) 말은 툭 툭 마구 던져도 따뜻한 정은 있어서 장녀 같지 않은 장녀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공부도 약대를 들어가 엄청 고생하고 있는데 그래도 열심하 하려는 것 보면 장녀는 장녀다 싶다. 마음으로 계속 응원하고 있다.  

우리집의 둘째도 다른집과 비슷하게 인간적이다. 뭐 특별히 예술적이지는 않지만(^_^)  대인관계는 참 남다르다. 언니는 이야기를 많이 해야 사귄 것이라 인정하는데 둘째는 "안녕" 인사만 해도 사귄것으로 친다. 그래서 학기 초 일주일 내에 큰 애는 아직도 사귄 친구 없다 하고 둘째는 벌써 반 전체 다 사귀었다고 말한다. 어딜 가도 어느 상황에서도 긍정 마인드로 적응을 금방 잘 한다. 둘째같은 성격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라고 믿는다.


이렇듯 같은 엄마배에서 나온 아이들도 그 서열에 따라 성격이 참 다르다. 살아오면서 자연히 터득되는 본능인가보다.

어느 집이나 장녀는 대부분 비슷한것 같다. 우직하고 착실하고 (부모가 보기에는) 모범적이다. 장남도 비슷하다.

그리고 신기할 정도로 둘째도 비슷하다.  다분히 인간적이고  창의적이지만 (부모가 보기에는) 부족하고 답답하다.


그러니 장남인 내 성격이 이따위 인 것은 내 탓이 아니라고 믿는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