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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축소판


우리아이 학원을 마칠때면 엄마가 데리러 가는데 간혹 내가 가기도 한다.
근데 요즘 학원은 서로 경쟁하느라 제시간에 끝내주질 않고 마냥 붙잡고 있으니
나도 덩달아 기다릴 수 밖에없다.
처음엔 그냥 따분하게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 이용하면서 잘 기다린다.
한번은 차 시동 끄고 DMB 봤다가 밤 12시에 차 시동 안결려서 고생한적도 있다.
이곳 학원은 1층에 스타벅스 커피숖이 있는데 중간계단에서 기다리며 유리벽 넘어 안을 들여다보면
참 재미있다. 작은 또하나의 세상이다.

지도를 펼쳐놓고 허연 머리 맞대고 땅투기하려는(?) 두 중년.
이쁜 여학생을 앞에두고 열심히 작업 들어가고있는 두 학생.
(얌전히 있는 놈과 다리 꼬고 떠드는 놈 둘중 하나는 들러리겠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떠는 여대생같은 상큼한 아가씨들.
( 참 궁굼하다 여자들은 만나면 뭔얘길 저리 재미있게 할까? )
자신감 넘치는 신사복의 두 청년. 술집이 아닌 커피숖에서 이 시간에 만나는것을 보면
비즈니스 관련 상담이나 혹은 스파이 접선? 아무튼 생명력있는 눈빛이 참 좋다.
조용히 신문 보면서 커피 마시는 지적인 여성. 신문도 영자신문이다.
똑똑하면서 얼굴 이쁘기까지 하니 아마 전생에 사람들을 많이 구했나보다.
두 여자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데 나이차이로 봐서는 모녀나 고부간일것 같다.
분위기가 좀 진지한데 장소 선택은 참 세련됐다.
뭐라고 말하면서 신나게 일하는 알바 학생들을 보니 참 좋다.
나의 저런 시절을 생각하니 절로 깊숙한 곳에서 힘이 솟는다.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있다. 그 많은 일들을 다 알 수도 없지만 알 필요도 없지.
태고 적부터 항상 있어왔던 인간사들이 인터넷을 통해 필요없이 과하게 표출되는 것일 뿐
요즘 일어나는 모든일들이 다 과거에도 있었던 것이라 본다. 쓰나미. 지진. 폭동. 전염병등등.
그러니 적당히 한쪽 눈은 가리고 살아가자.
가족이나 친구나 지인이나 다 그들의 장점만 생각하고 살아가자.
피곤하다고 두눈 다 감지만은 말자.
인생 도로에서 운전 사고 나면 결국 내 손해다.

아까 작업 들어간 놈들 중 다리 꼬던 놈이 그냥 가는데 표정 보니 알만하다.
나도 그 심정 잘 알지.
세상은 관찰하는 맛을 아는 이들에게는 참 재미있는 것 같다.
건강만 지켜준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