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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으면서 살아가는 방법




병원 일을 마치고 집에 돌가가려면 참 몸이 말을 안든다.

옛날에 비하면 일 한것도 아닌데 그냥 많이 피곤하다.

나이들었다 싶으면서도 목표가 없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어릴때는 참 사소한 목표도 많았다. 구슬 모으기 망까기 등 잘 하려 했고

중학교때는 장거리 뛰기와 태권도를 참 열심히 했다.

항상 끝을 보진 못했어도 뭔가 하려는 욕심이 있어 항상 바빴는데 요즘은

그저 편한한 나태함으로 흘러가는대로 큰 시도도 없이 세월보낸다.

그래도 간혹은 극단의 인내심을 발휘해서 헬스장에서 러닝 머신을 타는데

발이 말을 안들으면 난 무조건 팔을 앞뒤로 흔든다.

그러면 발은 생각보다 편하게 잘 따라와 걷거다 뛰기 훨신 수월하다.

웃그개 소리로 밤마다 보이는 헤어진 애인 모습에 괴로우면 당구를

치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애인 얼굴 보일 자리에 당구 공만 보인다.

살아가면서 잊어야 할 일들이 간혹 있는데 사실 의지로 잊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고민은 누구나 있지만 사람따리 옆에 앉을 자리를 주면서 말동무 하는 가 하면

그냥 스쳐가는 이웃에게 눈인사 하듯이 흘려 보내는 이들도 많다.

잊어야 할 것이 있으면 잊으려 애쓰지 말자.

그냥 다른 생각을 많이 하자. 제 3자의 입장으로 넌지시 무념무상으로 관조하자.

이렇게 살다보면 좀더 성숙해져서 생각을 의도적으로 승화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옆에서 밤낮 시끄럽게 공사하는 건설회사 소음에 괴로울때면 민원넣을 것이 아니라

그 회사 주식을 사서 그 소음을 바로 자장가로 바꿔 버린다는 말처럼.

수많은 환자들의 똑 같은 소리들.

한 환자의 올때마다 신기할 정도로 똑같은 하소연들.

다 웃으면서 편한 마음으로 넘겨본다.

나의 복을 가꾸기 위한 인내의 대(大)지(地)라 생각 하면서.



2010.8

 

 

 

< 눈치없는 녀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