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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세계 최고의 선수를 영입하는 법>

한 때 메시와 함께 라이벌 구도를 이루며, 최고의 선수였던 호날두가 사우디로 떠났을 때 많은 팬들이 비난을 했다. 축구 리그에는 엄연히 등급이 있다. 일명 5대 리그에는 잉글랜드의 <프리미어 리그>, 스페인의 <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에>, 끝으로 프랑스의 <리그1>이 있다. 각각의 빅리그마다 빅클럽이라는 명문 구단이 있다.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등 최고의 리그, 최고의 팀에서 뛰던 그가 2부도 아닌 3부 수준인 사우디 리그의 알 나스르와 2년 6개월에, 연봉만 2억 유로(약 2849억 원)를 받고 떠난 것이다. 그렇다. 돈 때문이었다. 그가 사우디로 가기 직전에 이탈리아에서 받은 연봉은 4932만 파운드(약 738억 원)였기에 4배에 가까웠다. 많은 팬들과 축구 관계자가 그에게 손가락질을 했지만, ‘날 모욕할 셈인가? 나를 돈으로 사려고 하는 겐가!’라고 꾸짖기에는 2849억원은 너무나도 많은 돈이었다.
나는 <호날두 사태>를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 전성기가 지난 호나우두가 사우디에서 2,800억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손흥민 등의 선수는 왜 사우디나 중국으로 가지 않을까? 지금 연봉의 최소 3배 이상은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리그에 속해 최고의 팀에서 뛴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자부심은 때때로 연봉의 몇 배 가치를 가진다. 그렇기에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최고 전성기를 최고의 리그, 최고의 팀에서 뛰기를 원한다. 선수들에게는 그것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명예이다. 그러니까 최고의 리그, 최고의 팀에 속한 것이라는 것은 선수에게는 큰 프라이드(자부심)가 된다.
 
특정 팀이 최고의 선수를 데려오려면 첫째 돈을 많이 쓰거나, 둘째 그 팀에 속하는 것만으로도 프라이드가 되게 하면 된다. 2000년 초 레알 마드리드는 천문학적 돈을 써서,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일명 별들을 모두 모아, 은하수를 만드는 갈락티코스(은하수)였다. 브라질의 호나우도, 라울, 지단, 베컴, 피구, 카를로스, 카시야스까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모아 최고의 팀이 되었다.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전 자리가 보장된다면, 아예 연봉을 포기하고 달려온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축구뿐만 아니라, 역사마저도 (레알) 마드리드와 경쟁 관계에 있는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와는 전혀 다른 방법을 취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체 유소년 시스템(라 마시아)을 통해서 호흡을 맞춘 인재들을 길러낸 것이다. 이 방법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이니에스타, 사비, 메시로 빛을 발하면서, 결국 바르셀로나는 2000년대 후반 및 2010년대 초반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최고의 팀이 되면서 바르셀로나라는 팀 자체가 선수에게 엄청난 프라이드를 주기에 전세계의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선순환을 가져왔다.
"라 마시아를 거쳐간 선수는 다른 선수들과는 뭔가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바르셀로나 셔츠를 입고 경쟁했다는 점에서 오는 장점입니다."
- 전 FC 바르셀로나 감독 펩 과르디올라-
우리는 축구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를 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2부 리그도 아닌 3부 리그의 경기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최고의 의사들이 최고의 진료, 수술하기를 원한다. 최고의 선수들을 모으려면,
첫째, 천문학적인 돈,
둘째 최고의 팀, 최고의 선수라는 프라이드(자부심),
셋째, 훌륭한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는 정확히 정반대로 했다. 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저수가에, 자부심 대신 조그만 실수를 하거나, 결과가 나쁘면 민형사재판으로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그 결과가 각종 바이탈의 레지던트 정원 미달사태였다. 그러자 정부는 갑작스럽게 의대 증원을 추친하며, 경쟁에서 밀려난 2류, 3류 선수들로 바이탈과를 채우려는 무리수를 두었다. 아예 필수과(바이탈과)를 낙수과로 만들어, 자부심을 심어주기는커녕 모욕감을 줬다.
 
거기다 의대 교육이 아프리카처럼 책상과 의자만 놓으면 되는 것인마냥 그 어떤 준비도 없이 1년 후부터 막무가내로 의대생을 증원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거나 키우는 세 가지 방법과는 정반대의 방법으로 필수과를 살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기존의 바이탈과 의사들은 분노와 모멸감을 넘어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렀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필수과가 살아날까? 거부할 수 없는 엄청난 돈을 주거나, 필수과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하거나, 훌륭한 교육 시스템으로 키워내면 된다. 일단 필수과가 명문 구단만 되면, 그다음은 명문 구단이라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선수들이 몰려온다.

 

- 폐친 양성관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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