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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광란의 PC주의 광풍속 잔잔한 울림.

요즘 지나치게 PC 주의가 난무하는듯.
각종 <동감 강요 경쟁>도 그렇고.
이런것을 가르치는곳이 대학이지요
1,000원밥이 청년들을 위한다?
알바비가 시간당 거의1만원급인데? ㅎㅎㅎ

美 명문대들, 학생들의 과도한 PC주의 제동... “표현의 자유 침해 안돼”

입력 2023.04.14. 04:17업데이트 2023.04.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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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코넬대 캠퍼스 전경/플리커

미국 뉴욕주(州)의 명문대인 코넬대 학생회는 지난달 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성폭행·자해·인종혐오 범죄 등을 포함한 일명 ‘트리거 콘텐츠’에 대해 경고 표시가 붙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트리거(trigger)는 ‘방아쇠를 당기다’라는 뜻으로, 트리거 콘텐츠는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포함된 자료 등을 가리킨다.

학생회가 이를 행정부에 제출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마사 폴랙 코넬대 총장은 해당 결의안 채택을 거부했다. 이 같은 지침이 표현의 자유에 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폴랙 총장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이렇게 썼다. “이 결의안이 권고하는 것은 학문과 탐구의 자유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침해한다. 학생들이 어렵거나 도전적인 아이디어에 직면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대학교육의 핵심 부분이다. 이를 접할 기회를 포기하도록 만든다면 학생 교육과 코넬 학위의 가치 모두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 명문대에서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과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며 격론이 일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확산해온 이른바 ‘PC주의’가 미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여겨온 표현의 자유를 억누를 지경으로 확장되자 대학 측이 잇달아 제동에 나섰다. PC의 행태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인물이나 콘텐츠에 대한 거부로 번질 경우 표현의 자유와 학문할 권리를 침범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 시각) “코넬대와 비슷한 논란은 다른 캠퍼스에서도 비슷하게 일고 있다”라고 전했다. 표현의 자유는 1791년 채택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가치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적 가치이자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으로 여겨진다.

대립의 구도는 ‘PC를 외치는 학생들 대(對)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대학’으로 형성되는 중이다. 코넬대에서 이 결의안이 만들어진 계기는 한국계 미국 문학 수업에서 다룬 이창래의 소설 ‘생존자(영어 제목 ‘The Surrendered’)’였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성폭행 장면에 대해 한 여학생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호소하면서 이런 과제를 수업에 쓰기 전에 학교 측이 경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결의안 초안을 작성한 학생회 일원 클레어 팅은 “성폭력 피해를 당한 친구가 책에 있는 삽화를 보고 트라우마를 느꼈다”면서 학교 측에 ‘민감한 소재를 가르치기 전엔 경고를 의무화하라’는 결의안을 만들었지만, 총장이 이를 거부했다.

 

지난달 서부의 명문인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로스쿨(법학대학원)에서도 유사한 논쟁이 벌어졌다. 미 항소법원의 보수 성향 판사 스튜어트 카일 덩컨이 연사로 초청받았는데, 학생들이 반발하며 사건이 불거졌다. 그는 과거 동성혼 금지 및 성 전환자 권리에 반하는 법안 등을 옹호한 전력이 있다. 덩컨 판사가 연단에 오르자 학생들은 그에게 야유를 퍼부었고 덩컨 판사와 학생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는 등 한순간에 강의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덩컨 판사는 준비한 연설을 마치지 못하고 강의실을 떠났다.

이 소동 이후 제니 마르티네스 학장은 긴 입장문을 냈다. PC주의를 포함한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견해와 상반된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입을 막을 권리는 없다는 취지로 이렇게 썼다. “일부 학생은 어떤 사안은 논쟁의 여지조차 없고 그렇기 때문에 논쟁할 책임도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자세는 우리가 로스쿨에서 (여러분에게) 전수해야 할 교육과 어긋난다.” 그는 이어 “다양성·형평성·포용에 대한 보장은 모든 견해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함을 뜻한다고 믿는다”며 “표현의 자유는 (견해가 다른) 타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고함칠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저명 법학자 어윈 케머린스키의 말을 인용했다.

마르티네스 학장의 입장은 2014년 시카고대가 채택한 ‘시카고 선언’과 맥을 같이한다고 NYT는 분석했다. ‘시카고 선언’은 학생들이 견해 차이로 인해 연설자를 방해해선 안 된다는 원칙이다. 해당 원칙은 로버트 지머 당시 시카고대 총장이 모든 대학 구성원이 자유롭고 제한 없는 토론에 참여할 수 있음을 천명하면서 탄생했다. 이후 80개 이상 대학 및 유관 단체에서 이 선언에 서명함으로써 동참했으나 최근 PC주의의 확장으로 학생들이 인종이나 성 차별적 견해를 논의에 올리는 것 자체를 거부하면서 시카고 선언이 흔들리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해지자 이달 초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닐리 벤다푸디 총장은 ‘대부분이 혐오스럽다 여기는 견해’를 가진 연사들도 대학에 불러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설명하는 영상까지 찍었다. 벤다푸디 총장은 영상에서 “고등교육은 수세기 동안 검열과 싸워왔다.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견해와 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을 침묵시키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더 내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