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흘러가는 낙서

한 인간의 웃픈 변화(펌)


처음부터 자기편이 없었을 거다.
그리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소년공을 하다가
뒤늦게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을 갔으니
어릴 적부터 자신의 비루한 인생에 대한 원망이 있었을 테지...

다행히 공부 할 머리는 있었는지
사법고시는 패스하였으나
그리 대단하지 않은 배경과 학벌에
연수원 내에서는 아웃사이더였을 수밖에 없었을 테고
연수원 성적도 빽도 돈도 없는 처지이니
판,검사를 못하고 처음부터 변호사로 나올 수밖에 없었겠지...

하지만 당시에도 전관예우가 없이는 벌어먹고 살기가 녹록치 않았을 테고
어찌어찌 음대 나온 (자기보다는) 상류층인 여자를 만났지만
보잘 것 없는 시댁을 우습게 여기는 마누라가
남편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을 리도 만무하고...

밖으로나 안으로나 인정받지 못하는 비루한 인생을 한탄하며
사회에 대한 적개심은 날로 더 커져만 갔을 거다.

아마도 그때 만났겠지...
마음 줄 곳 있는 다른 여인.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그 여인에게
그때만은 진심이었을 테고
그 여인 또한 진심이라고 느꼈을 거다.

자신의 비루한 인생과 사회에 대한 원망을 호소했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할 터...
그렇게 15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
.
.
당연히 수임되는 재판도 적었을 텐데
우연인지 필연인지,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는지 처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쩌다 그 지역 양아치들과 알게 되었고
조폭들이 늘상 그러하듯이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음지를 세탁해줄 대상으로
올바르지 못하고 어긋난 정의 개념을 가진 변호사는
더 없이 좋은 포섭대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더러운 돈을 법의
맹점을 피해 지켜주는 변호사는
조폭들과의 공생관계를 이어나갔을 것이다.
이때만 해도 어찌 공직이라는 큰 꿈을 꾸기나 했겠나?
.
.
.
사회가 어설피 민주화가 되고
평범한 시민, 또는 사회적 약자들이라며
코스프레 하는 떼거리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되자
동병상련.
뒤틀어진 정의감에 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
.
.
비뚤어진 인성,
사회에 대한 적개심으로 무장된,
법을 아는 변호사는
그렇게 우매한 대중의 무식한 한 표, 한 표를 얻어
생각지도 못했던 시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니
마누라의 남편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을 터...

‘아... 힘이 있으면 이렇게 인정받는구나...’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아, 뭐야, 이거? 세상 별 거 아니잖아?’

바닥을 치던 열등감은
부풀려진 자존감으로 대치되어
더 큰 욕심으로 마각을 드러내고
그동안 도움을 주었던 조폭들로부터 몸소 터득한 내 편 만드는 법을
권력을 이용하여 실행한다.
.
.
.
돈 싫다는 사람 있을까...
자신의 사람임을 의리로써 입증하는 자들에게
너는 확실히 내가 챙겨주겠다는 사인을 보냈고
수사기관의 취조에서
독박을 쓰더라도 절대로 상관의 이름을 발설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몇 개월의 감빵생활을 보상하고도 남을 반대급부를 받았을 터이다.

호시탐탐 한 방을 꿈꾸던 하이에나들은
이를 보며 학습하게 되었고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더 몰려드는 사람들에 의해 세력이 확장되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였겠지...
어차피 자기 돈 아니라 눈 먼 세금이었으니까...
.
.
.
또 다른 의미의 하이클래스가 되었다고 느꼈을 때
자신의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피붙이들이
얼마나 떼어내고 싶고 거추장스러웠을까...
더구나 입바른 소리를 해대는 형이야말로
그간의 열등감과 시기심으로 인해
안 그래도 미워 죽겠을 텐데
자신의 앞날에 발목을 잡는 원수였겠지...
.
.
.
자신의 사람을 포섭하고 세력을 확장해가는 과정에서 저질러진
수많은 위법, 탈법과 배임, 직권남용 등으로 인해
이제는 대권이 아닌
교도소 담벼락 위에 놓일 처지가 되었다.
.
.
.
적당한 선에서 멈췄어야 했다.

은화를 포기하고
금화를 쫓을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과한 욕심이 화를 불렀다...

(페친 글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