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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용 기록집

과거와 현재의 편견 차이

항상 지나간 과거는 아름답게 다가온다. 1970년대 방안에 둔 물이 얼던 우리집 아파트의 아침 냉기도 술자리 웃음으로 안주삼는다.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도  학창시절 선생들에게 두둘겨맞은 이야기들도 웃으면서 할거다. 최소한 주먹쥐고 분노하진 않지. 지나간것은 다 어느정도는 미화되면서 용서되니까.

태평성대 일수록 (모든것은 상대적이니까) 반대로 현재를 필요이상으로 비하시켜 반대급부를 노리는
독버섯 무리들이 판을 치기도 하지. 배부르고 등 따뜻하니 혹세무민하는 들쥐들이 많아진다.
세상은 돌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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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상으로 성인지감수성 강의를 하러간 페미니스트 강사가 경찰 간부들과 마찰이 벌어지고 경찰들의 수업태도를 문제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물의를 빚은 적이 있었다. 당시 경찰 간부들이 빈정거린 부분이 "대한민국 여성대상 범죄가 증가해서 심각하다"는 표현이었는데 물론 일반인으로서 뭔가 그런 보도가 많아지면 불안해질 수야 있겠으나 한국의 여성대상 강력범죄가 증가 추세거나 다른 나라 치안상황에 비해 더 위험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고, 수업에서 경찰간부를 앞에 두고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범죄율 타령을 했으니 시끄러울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렇게 사실확인도 하지 않고 그런 말을 하는 관행이 꼭 페미니스트의 잘못인지는 우리 모두가 반성을 해볼 필요가 있다. 심지어 경찰에서 만든 과학수사 관련 홍보 비디오에서도 오프닝에 아나운서가 "갈수록 흉포화하고 증가하는 강력범죄!" 같은 멘트를 하는 걸 들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도 아무 생각 없이 그 멘트를 듣고 넘겼는데 사실 범죄 통계도 찾아보지 않고 동영상 제작자가 쓴 문구였을 것이다. 10만명당 살인만 보아도 6-70년대에 2명이 안되는 수준을 유지하다가 1998년에 이르러 2.1명을 찍긴 했으나 2020년을 전후한 10만명당 살인 발생건수는 0.5 정도로 감소해있다. 10만명당 강도 범죄도 6-70년대에 2-4건 정도이다가 80년대에 6-7건으로 급증, 1998년에는 11.6건을 찍었으나 2020년 전후해서는 10만명당 1건 정도로 감소했다. 10만명당 강간사건의 경우 6-70년대에 4-8건, 80년대에 12-13건, 90년대에는 1993년에 16건으로 정점을 찍고 1998년에 13건으로 감소했다. 2020년 전후해서 10만명당 강간사건은 10건 정도로 살인이나 강도만큼 줄지는 않았더라도 역시 지속적 증가세를 보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과거 경제성장기에는 대체로 강력범죄가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게 마치 상식인 것처럼 굳어지고, 범죄가 심각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별로 문제도 안되는데다가, 경찰 입장에서 경찰의 실력을 보여줄 때는 외국보다 안전하다는 걸로 자랑하고, 치안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할 때는 갈수록 범죄가 흉폭해지고 지능적이 되고 증가한다고 말하는 게 유리할 것이다. 어쨌든 고도성장기에는 강력범죄 증가가 거의 불가피하게 수반되다가 경제 위기에 더 증가하는 듯 하고, 강간 같은 범죄는 경제위기에는 오히려 줄어드는 듯 하다. (IMF 직후인 1998년에 살인과 강도는 증가했으나 강간은 줄었다.) 사실 강간도 6-70년대에 과연 저렇게 적었을까 의문은 든다. 당시는 신고도 훨씬 적었고, 강간사건 재판하다가 판사들이 피해자 아버지 설득해서 피고와 피해자를 결혼시키기로 하고 무죄 선고 때린 일이 신문에 미담으로 실리기도 할 지경이었으니... 어쨌든 이런 경향은 강력범죄 한정이고 80년대의 군부독재시기에 절도범죄는 굉장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 경향은 한국만 이런 게 아니라 미국도 그렇다고 한다. 총기난사나 마약만연으로 미국의 치안이 망조가 든 것처럼 보도가 되지만 사실 미국의 살인 등 강력범죄 발생은 과거 8-90년대에 비해 요즘 크게 줄어든 수준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안전해졌으나 사람들은 피부로 안전함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거를 무의식 중에 미화하는 사고방식도 영향을 줬을 듯 하다. 1989년 범죄와의 전쟁을 그리워하는 댓글들이 종종 포탈 뉴스기사 아래에 보이는데, 1989년의 신문지상을 장식하던 강력범죄의 자세한 내용을 알면 아마 까무러칠 것이다. 역시 추억이란 이름으로, 모든 과거는 아름다운 것인가.
ㅡ페친글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