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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용 기록집

돈관리의 민족적 차이 (펌)

돈 꾸고 갚는 것이 그냥 거래일까 문화일까
금융기관 말고 개인간에 말이다
우린 흔히 아는 사이에 돈거래 말라
사람도 잃고 돈도 잃는다
버릴셈 치고 꿔주고 잊어라 하는 말을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다
맞는 말이다 안 갚으니 명언이 되었다
그런데도 계속 이런 얘기를 듣게 되는건 누군가는 계속 빌리고 또 안 갚기 때문이겠다
왜 뻔히 알면서 또 꿔줄까
돈을 많이 꿔봐서 아는데… 돈은
이자 많이 줄께, 대박나면 너도 좋아, 틀림없이 갚으니 믿어
이런말 듣고 꿔주는게 아니다
내가 안꿔주면 저 사람 어떻게 될까
나라도 안 꿔주면 어디가서 저러고 다닐텐데
어렵지만 꿔주면 고마워는 하겠지
이런 마음에 꿔주는 거다
그걸 알면 떼먹고 전화 안 받는 새끼는 진짜 나쁜놈이다
스승 히로타廣田상이랑 돈거래를 하며 개인간 차금借金은 문화라고 느꼈다
그는 돈을 꿔주고는 이 새끼가 돈을 갚나 안갚나 두고보자 하는 식으로 하지 않는다
이자든 원금이든 약속의 날 며칠전에 만나자고 한다
당연히 빌린쪽은 부담스럽다
전화를 피하면 볼것도 없는거고..
만나면 밥이든 술이든 먹는데 신세를 진 쪽은 내 쪽이니 당연히 밥값을 내려하는데 항상 히로타씨가 샀다
그래서 한번 물어봤다 내가 사야하는것 아니냐고
답은
남상이 준 이자에는 내가 써야할 관리비가 포함되어 있어 난 그걸 사용해 남상에게 꿔준 대여금을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어
그렇게 히로타씨는 나는 그 날을 잊지 않고 있다 는 싸인을 주고 밥사며 내 사업이 잘 돌아가는지 확인도 하고 돈 이외에 더 도울일이 있으면 도와줬다
사업이 어려울것 같으면 원망이 쌓이기전에 약간의 기일연장을 미리 해 주거나 일부 타절해 당겨 갚게 만들고 사업이 잘되면 또 엉뚱한데 투자하기 전에 개인사정을 슬쩍 알리며 대여금을 갚게 했다
그렇게 그렇게 주고 받으며 다 갚고나면 엎드려 절하고 무릅꿇어 일으켜 세워주는 관계가 되고 주변에 미담으로 남게 되며 꿔준사람 꾼사람 모두 신용으로 칭찬받는 해피엔딩이 되는 것이다
 
그런 돈매너는 어디서 배웠나 물었다
난 고중퇴야 학교에서 배울리가 없지
밥상에서 배우고 형에게서 배우고 술집에서 시업하는 사람들과 교제하며 배웠지
그 사림들은 또 그렇게 배우고..
일본에서 돈거래는 문화였다
몇백년 가게가 있는 것은 몇백년된 돈거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몇백년 동안 흉년 역병 전쟁 대화재 정변 별일이 없었겠냐 그런 민간의 신용거래가 없었다면 가게가 버텨낼 수가 없는 것이다
일본은 에도시대 상업이 번성하며 이런 돈거래의 문화가 은행이라는 제도보다 앞서 자리잡았기 때문에 대를 이으며 돈이란게 뭔지 후대에 가르쳐 가며 지금의 부를 이룬것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일본에게서 식민지시대에 미처 이런 문화를 배우지 못한것은 일본인 조선인 간에 돈거래가 없었고 사례가 쌓이지 않은 탓이겠다
그렇게 패망으로 덥석 자본주의를 받아 벌어 먹고 살며 일본처럼 신용으로 돈을 돌리며 부를 쌓은게 아니라 우리식으로 떼먹고 속이며 돌고 돌은 돈이 쌓여 부를 만들었으니 <지인에게 돈은 꿔주지 말라>는 사회가 되었다
미담이 쌓여야 문화가 되는데 돈거래에 원한만 쌓이니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겠나
일본에게서 배워야 하는 것은 책에도 없고 관광지엔 더구나 없다
그들의 밥상머리에 있다는 걸 알아야 하고 존경심없이 질시만 있다면 거기엔 배움도 없다.
 
 
-페친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