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정치·경제·사회·외교 등 전방위적 과제들은
한 국가로서 정체성을 지켜나갈수 있을까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어
정치권의 계파 싸움, 여소야대의 나눠 먹기식 거래, 대기업 롯데의 경영 비리, 대우조선 등의 내부 뜯어먹기, 공기업의 파탄과 구조조정, 법조 비리, 영남권 신공항 결사 투쟁, 대학 순위의 하락, 자살·살인·성폭행의 다반사, 근자 신문 지면을 점령하다시피 한 사건·사고의 총집결이다.
겉으로 드러난 것 말고도 안으로 곪아 들어가는, 보이지 않는 문제는 더 많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씩 일어나는 시위와 파업, 청년 실업, 노령화와 고독사, 결혼 기피와 인구 감소, 누리 과정 예산 싸움, 2년 넘게 끄는 세월호 '진상 조사'―이런 문제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무기력하게 흐느적거리는지를 몸으로 느끼게 한다.
납득하기 어렵고 또 한편으로는 괴롭기 그지없는 것은 방위산업 비리 문제다. 원자탄 등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나라,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는 막강한 경제 대국들에 둘러싸인 나라에서 무기(武器) 강화에 힘을 쏟지는 못할망정 거기서 돈을 뜯어먹고
또 돈을 벌려는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존재 가치를 의심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엉뚱하게도 일본의 한 매체(비즈니스저널)가 우리 한국인의 '아픈 곳'을 후벼 파고 지나갔다. '한국인은 숨 쉬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이 저널은 "예전부터 사회 전반에 거짓말과 사기(詐欺) 행위가 만연했지만 경제 불황이 심해지면서 사기 범죄가 더욱 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경찰청의 통계를 들이대고 있다. 2000년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은 1198명, 무고죄는 2956명, 사기죄는 5만386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위증이 3420명, 무고가 6244명, 사기가 29만1128명으로 급증했다며 "이는 일본의 66배에 이르는 것이며, 인구 규모를 감안하면 165배나 많은 것"이라고 썼다. 놀라운 것은 한국의 사기 피해액이 43조원에 달하며 이는 한국이 세계 제1의 사기 대국(大國)이자 부패 대국이라고 주장한 대목이다. 이 매체는 그 원인으로 학력 위주 사회 구조, 치열한 경쟁과 사생결단적 사고, 무슨 수로라도 주위를 밀어내고 올라서려는 욕구 등을 거론하고 있다.
우리 관점에서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런 갈등 구조를 풀어나갈 리더십의 지혜와 용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세종시 문제로 엄청난 행정력 손실과 국가적 낭비를 겪으면서도 그것을 바로잡을 아무런 시도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영남권 신공항 문제로 피 터지게 싸우면서 또다시 '세종시의 반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긴 2년이 지났는데도 세월호 사건 하나 매듭짓지 못하는 나라에서 신공항 문제가 슬기롭게 해결되기는 바라는 것 자체가 연목구어(緣木求魚) 아닌가?
( 1960년대 여의도 )
(흥남부두 철수)
역사 교육과 이념 갈등 문제에 이르러서는 우리가 과연 한 조상, 한 역사, 한 터전을 공유하는 '같은 민족'이 맞는가를 의심케 한다. 그것이 역사 해석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라 한쪽이 다른 쪽을 망하게 하고 싶은, 극도의 혐오와 적대감에서 오는 것이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여기에 우리 사회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착취와 수탈의 대결 관계로 설정해서 한쪽이 다른 쪽을 타도하려는 극도의 증오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는 이제 최악 상태로 치닫고 있다.
과거 동방(東方)예의지국으로 칭송받던 우리 사회는 이제 동방의 무례한 나라로 타락했다. 남을 찍어 내리고 나만 올라서려는, 남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더 나아가 내가 잘되기 위해서 남을 의도적으로 모략하는, 무례 정도를 넘어선 불량(不良)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논어(論語)에서 공자는 일생의 모토를 묻는 제자에게 '서(恕)' 자를 주었다. 남을 배려하고, 남을 위하고, 내 길을 내주는 자세를 가르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서'는커녕 아귀다툼만 있어 보인다.
(한일합방후 영국신문 기사)
혹자는 우리 왕조(王朝)가 500년이나 이어진 것을 자랑하지만, 그것을 뒤집어 보면 우리 백성이 굴종과 무기력 속에 살았다는 말도 된다. 어쩌면 그 500년 참았던(?) 굴종의 분노가 이제 와서 한 번에 터져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대한민국에는 타협에 의해서든 배려에 의해서든 국론 통일을 이룬 기억이 없다. 국토가 분열된 것도 분하고 안타까운 일인데 국론마저 통일된 적이 없는, 무슨 명제가 주어지든 일단 반대부터 하고 보는, 체질적 분열상이 지금 우리 사회의 부정적 단면이다.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정치·경제·사회·외교·국방·교육 등 전방위적 과제는 우리가 과연 한 민족, 한 국가로서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요즘 들어 수시로 우리를 엄습하는 것은 대한민국은 정녕 여기까지인가 하는 통탄이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시쳇말로 안 썩은 데가 없고 사기 안 치는 곳이 없을 정도다. 나랏돈이건 회삿 돈이건 기회 있는 대로 먹는 것이 '장땡'이다. 그 규모도 보통 '억(億)' 단위다. 우리의 GDP는 10년 넘게 2만5000달러를 넘지 못하고 그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이 고비를 넘어서야 3만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데 우리는 그 언덕에 멈춰 섰다. 여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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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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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고 나서 중앙청에 일본 깃발이 내려오는것은 약 한달 뒤인 9월 중순이되어서였다.
그것도 미군이 서울에 들어와서 미국 성조기를 달 때 까지 우리는 어느 누구도 일장기를 내리고 대한민국 국기를 달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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