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경험 못해 본 전직 대통령 행태, 汎좌파 정신적 추장으로 영향력 누리려 하나
尹정부, 文정권 적폐 청산 확실히 하면서 지지세력 외연 넓혀 강성 좌파 고립시켜야
가장 억센 수초인 180석 야당의 발목잡기는 내년 4월까지 어찌할 수 없는 절대조건이다. 5년 동안 단물을 빨던 거대한 이권 네트워크의 해체 위기를 맞은 좌파 그룹들은 정권을 중도에 익사시킬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런 거대한 수초 더미의 중심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2017년 취임사에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약속했던 그는 퇴임 후에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전직 대통령’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정치적 적절성은 차치하고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많다.
풍산개 논란은 백번 양보해 문 전 대통령의 논리를 다 수용해줘도 냉혹하고 협량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힘든 부정적 이슈였다.
어떤 불리한 논란을 겪고 나면 그걸 상기시킬 수 있는 비슷한 소재는 피하려는 게 사람 심리다.
‘성격과 삶’의 저자이며, 대한정신약물의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김창윤 울산대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에게 분석을 요청했다
“문 전 대통령은 (칼 융이 분류한 8가지 심리유형 중) ‘내향적 감각형’ 인간으로 보인다. 이런 타입은 조용한 예술가 유형으로 내적 감각을 작품으로 표현하기 전에는 평소 자기 의견 표명이나 감정표현이 별로 없다. 수동적이고 온순해 보이며 먼저 얘기하기보다는 듣는 편이다. 실제로도 자기 생각이 없어 이데올로기 같은 것의 영향을 많이 받고 휘둘릴 수 있다. 겉보기에 무난한 사람처럼 보이나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비본질적인 것에 집착하며 엉뚱하게 고집을 부려 주위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판단은 빨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얘기하는데 길게 보면 앞뒤가 안 맞는 경우가 많다. 논리적인 유형의 사람은 자신의 과거 언행과 비교해서 자기모순이 생기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지만, 이런 유형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그때 그때의 상황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각형은 돈에 인색하고 눈에 보이는 이해관계에 민감하다.”
정치전문가들의 분석도 들어봤다. 현 정권을 대놓고 비난한 신년사와 ‘민주주의 후퇴’를 비롯해 2일 이재명 더불민주당 대표 일행에게 한 발언들에 대해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는 절박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많았다. 현 정부 개혁이 자신이 구축한 좌파 시스템의 펀더멘털을 도려내는 쪽으로 가니까 위기감을 느꼈을 거라는 설명이다. 현 대통령을 공격함으로써, 위축된 좌파를 향해 재집결 깃발을 든 것이다.
지지층 결집을 통해 보호막을 더 단단히 하고, 한때 자신을 대체할 위치를 노렸던 ‘이재명’이라는 존재를 독수리에 쫓겨 둥지로 찾아든 작은 새처럼 품어주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범좌파진영의 정신적 추장, 영적 지도자를 자임하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를 지냈던 정치 원로는 “검찰의 칼날이 서훈, 박지원에서 멈추는 걸 보고 윤 대통령이 자신을 발탁해준 인사권자에 대한 인간적 의리, 좌파 진영의 거센 반발을 넘어설 자신감 부족 때문에 더 이상은 치고 올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그런 자신감에서 본격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이라 분석했다.
물론 그 어떤 비판도 문 전 대통령에겐 마이동풍일 것이다. 오로지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고 발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지자들에게 문 전 대통령의 뜬금없는 윤 정권 비난은 일관되고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지만 수용자들의 반응이 아무리 상대적이라해도 절대적 옳고 그름 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정권을 넘겨주고 물러난 전직 국가원수가 후임 정부 공격에 직접 나서는 이런 행태는 평화적 정권교체의 취지를 깨뜨리는 것이다. 만약 YS가 DJ 정부초 이렇게 공격했다면 보수는 이래선 안된다고 비판했을 것이다.
더구나 집권 내내 국민을 갈라치기해 나라를 정신적 내전 상태로 몰아넣은 것도 모자라 퇴임 후까지 진영 편향적 발언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면 전직 국가원수로선 부끄러운 처신이다.
윤 정부의 대응 방법은 간단하다. 문 정권 청산에 속도와 강도를 내는 동시에 지지 기반의 외연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상화는 문 정권의 비리 의혹들에 대한 명확한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 없이는 완수되지 않는다. 민노총과 시민단체 몇 개 두들긴다 해서 완수되는 과제가 아니다. 나라의 근간을 흔들어 놓은 지도자를 심판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또 어떤 통치자가 나타나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어도 국민은 입을 닫고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윤 정부가 지향하는 개혁은 그 옳은 방향성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길 자원과 수단이 태부족한 게 현실이다. 유일한 길은 지지 세력의 외연을 넓혀 국회 권력을 포위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재명 대표 중심 현 민주당 중추 세력과의 협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이고, 민노층 등 강성 좌파 그룹과는 타협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들이 진보 진영의 전부가 아니다. 민주당 내에도 온건 진보가 존재하며. 진보진영 내 시민단체·학계 등에도 온건·합리적 그룹은 분명 존재한다. 진정성 있게 다가가 얘기를 듣고 합리적 대목을 적극 반영하며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그러면 문재인·이재명 깃발 아래의 강성 좌파는 자연스레 고립될 것이다.
이기홍 대기자 sechepa@donga.com
尹정부, 文정권 적폐 청산 확실히 하면서 지지세력 외연 넓혀 강성 좌파 고립시켜야
이기홍 대기자
윤석열 정권의 1년 차는 미완성 정권교체였다. 쓰레기와 수초가 뒤엉킨 강바닥처럼 전 정권의 잔재들이 발목을 잡았다.가장 억센 수초인 180석 야당의 발목잡기는 내년 4월까지 어찌할 수 없는 절대조건이다. 5년 동안 단물을 빨던 거대한 이권 네트워크의 해체 위기를 맞은 좌파 그룹들은 정권을 중도에 익사시킬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런 거대한 수초 더미의 중심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2017년 취임사에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약속했던 그는 퇴임 후에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전직 대통령’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풍산개 논란은 백번 양보해 문 전 대통령의 논리를 다 수용해줘도 냉혹하고 협량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힘든 부정적 이슈였다.
어떤 불리한 논란을 겪고 나면 그걸 상기시킬 수 있는 비슷한 소재는 피하려는 게 사람 심리다.
그런데 문 전 대통령은 기르던 풍산개를 사실상 유기견 신세로 만든 직후 유기견 돕기 달력을 만들고, 반려견의 죽음 추모, 새해 반려견과 일출을 맞는 모습 등 개를 소재로 한 글과 사진을 SNS에 연속해서 올렸다. 그런 행동들이 자신을 얼마나 모순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으로 비치게 만들지 모르는 걸까.
‘성격과 삶’의 저자이며, 대한정신약물의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김창윤 울산대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에게 분석을 요청했다
“문 전 대통령은 (칼 융이 분류한 8가지 심리유형 중) ‘내향적 감각형’ 인간으로 보인다. 이런 타입은 조용한 예술가 유형으로 내적 감각을 작품으로 표현하기 전에는 평소 자기 의견 표명이나 감정표현이 별로 없다. 수동적이고 온순해 보이며 먼저 얘기하기보다는 듣는 편이다. 실제로도 자기 생각이 없어 이데올로기 같은 것의 영향을 많이 받고 휘둘릴 수 있다. 겉보기에 무난한 사람처럼 보이나 사소한 일에 화를 내거나 비본질적인 것에 집착하며 엉뚱하게 고집을 부려 주위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판단은 빨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얘기하는데 길게 보면 앞뒤가 안 맞는 경우가 많다. 논리적인 유형의 사람은 자신의 과거 언행과 비교해서 자기모순이 생기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지만, 이런 유형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그때 그때의 상황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각형은 돈에 인색하고 눈에 보이는 이해관계에 민감하다.”
정치전문가들의 분석도 들어봤다. 현 정권을 대놓고 비난한 신년사와 ‘민주주의 후퇴’를 비롯해 2일 이재명 더불민주당 대표 일행에게 한 발언들에 대해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이는 절박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많았다. 현 정부 개혁이 자신이 구축한 좌파 시스템의 펀더멘털을 도려내는 쪽으로 가니까 위기감을 느꼈을 거라는 설명이다. 현 대통령을 공격함으로써, 위축된 좌파를 향해 재집결 깃발을 든 것이다.
지지층 결집을 통해 보호막을 더 단단히 하고, 한때 자신을 대체할 위치를 노렸던 ‘이재명’이라는 존재를 독수리에 쫓겨 둥지로 찾아든 작은 새처럼 품어주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범좌파진영의 정신적 추장, 영적 지도자를 자임하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를 지냈던 정치 원로는 “검찰의 칼날이 서훈, 박지원에서 멈추는 걸 보고 윤 대통령이 자신을 발탁해준 인사권자에 대한 인간적 의리, 좌파 진영의 거센 반발을 넘어설 자신감 부족 때문에 더 이상은 치고 올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그런 자신감에서 본격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이라 분석했다.
물론 그 어떤 비판도 문 전 대통령에겐 마이동풍일 것이다. 오로지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고 발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지자들에게 문 전 대통령의 뜬금없는 윤 정권 비난은 일관되고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지만 수용자들의 반응이 아무리 상대적이라해도 절대적 옳고 그름 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정권을 넘겨주고 물러난 전직 국가원수가 후임 정부 공격에 직접 나서는 이런 행태는 평화적 정권교체의 취지를 깨뜨리는 것이다. 만약 YS가 DJ 정부초 이렇게 공격했다면 보수는 이래선 안된다고 비판했을 것이다.
더구나 집권 내내 국민을 갈라치기해 나라를 정신적 내전 상태로 몰아넣은 것도 모자라 퇴임 후까지 진영 편향적 발언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면 전직 국가원수로선 부끄러운 처신이다.
윤 정부의 대응 방법은 간단하다. 문 정권 청산에 속도와 강도를 내는 동시에 지지 기반의 외연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상화는 문 정권의 비리 의혹들에 대한 명확한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 없이는 완수되지 않는다. 민노총과 시민단체 몇 개 두들긴다 해서 완수되는 과제가 아니다. 나라의 근간을 흔들어 놓은 지도자를 심판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또 어떤 통치자가 나타나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어도 국민은 입을 닫고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윤 정부가 지향하는 개혁은 그 옳은 방향성에도 불구하고 실행에 옮길 자원과 수단이 태부족한 게 현실이다. 유일한 길은 지지 세력의 외연을 넓혀 국회 권력을 포위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재명 대표 중심 현 민주당 중추 세력과의 협치는 연목구어(緣木求魚)이고, 민노층 등 강성 좌파 그룹과는 타협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들이 진보 진영의 전부가 아니다. 민주당 내에도 온건 진보가 존재하며. 진보진영 내 시민단체·학계 등에도 온건·합리적 그룹은 분명 존재한다. 진정성 있게 다가가 얘기를 듣고 합리적 대목을 적극 반영하며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 그러면 문재인·이재명 깃발 아래의 강성 좌파는 자연스레 고립될 것이다.
이기홍 대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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