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후 진료실에서 환자가 왜 의사들이 의사 증원에 반대하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내 경우 환자들이 원장의 성질을 아시는 건지 물어보는 분들이 없다가, 며칠 전에 그런 일이 생겼다.
개원 초부터 오셨던 찐단골이고 가끔 농담도 주고받는 사이인데, 그날따라 접수하면서 직원한테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를 해서 웃고 말았다는데, 진료 후 나가면서 또 그러길래 다시 들어오시라고 해서 말했다.
"S씨, 근처 풍물시장에서 장사하신다고 그러셨죠."
"아, 네."
"시장에 먹자골목이 있는데, 가게가 30개정도 있다고 칩시다. 떡볶이 파는 데도 있고, 김밥이나 순대, 닭꼬치 파는 데도 있는데... 시장 이용하는 주민들을 위해서 구청에서 1인분 가격을 정해 놓고 그 이상 받지 말라고 하면 좋겠어요?"
"아니, 자기 돈 들여서 장사하는데 그런 게 어딨어?"
"뭐 그런 게 있다고 합시다... 어쨌든 어느 날 닭값이 많이 올라서 닭꼬치 팔아서 남는 게 없는 거야... 그래서 닭꼬치 가게가 대부분 없어지니 주민들이 불평을 해요... 닭꼬치 가게 찾기도 힘들고, 찾아도 줄을 오래 서야 한다고..."
"그러면 닭꼬치 가격을 올려야겠네. 아니면 닭을 싸게 공급해주든가."
"그런데 구청에선 먹자골목 가게를 30개에서 50개로 늘리라는 거예요. 20개 더 쑤셔 넣으면 그 중에서 닭꼬치 파는 가게도 있을 거라고."
"아니, 그 넘들 미친 거 아니야?"
"제 말이 바로 그겁니다......"
.
.
# 영화보다 현실이 더 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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