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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용 기록집

해외교수 반박문(1)

장부승 일본 관서외국어대 국제관계학 교수의 글. 서울대 김윤 교수와 연세대 정형선 교수를 매우 비판하네요. “박사과정에서 데이터의 객관적 해석에 대해 방법론 수업을 분명 들었을 대학 교수라는 분들이 데이터를 이렇게까지 왜곡해도 되는지 의문이고, 그런 기초적인 통계 왜곡 하나 간파해 내지 못하는 분이 국가 기간통신사 기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 정도 비판을 받으면 교수하면 안 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장부승 일본 관서외국어대 국제관계학 교수의 글>

요즘 제가 생업에 무지 바쁜데, 일부 언론과 지식인들의 견강부회와 혹세무민이 도를 넘는 것 같아 몇 마디 하고자 합니다.

어제 연합 기사 보니까 권지현 기자라는 분이 서울대 김윤 교수와 연세대 보건행정과 정형선 교수를 인용해서 기사를 하나 썼던데, 정말 하나도 맞는 얘기가 없습니다.

박사과정에서 데이터의 객관적 해석에 대해 방법론 수업을 분명 들었을 대학 교수라는 분들이 데이터를 이렇게까지 왜곡해도 되는지 의문이고, 그런 기초적인 통계 왜곡 하나 간파해 내지 못하는 분이 국가 기간통신사 기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제 뭐가 문제인지 하나하나 말씀을 해드릴게요. 분량이 많으니까 조금씩 나눠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그 기사에 보면 일본은 “지난 10년간 의사 인원을 확대해 4만3천명 가량의 의사가 늘었지만 집단행동과 같은 의사단체 반발은 없었다”라는 대목이 있는데요.

참 정말 어이가 없는 대목입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이 문장을 읽으면 일본은 이렇게나 많이 의사를 늘렸는데, 왜 의사가 늘지 않는 한국은 의대 정원 늘리자고 하니까 반발하느냐 라는 식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지요. 과연 그럴까요?

우선 실제 데이터에 근거한 진실을 말씀드리면 일본보다 한국의 의사 숫자가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행하는 보건복지통계연보 각 년도 자료를 보면 2010년도에 우리나라 의사 숫자가 73,428명입니다. 그런데 2018년에 97,271명이에요. 8년간 무려 26%의 의사가 늘어났습니다. 아래 사진 붙여 드렸으니까 한 번 보세요.

대상연도를 넓혀 보면 더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국가지표체계 공식 통계를 보면요. 2006년도에 우리나라 인구 1천명당 의사 숫자가 1.82명입니다. 그런데 16년 후인 2022년에는 2.61명이에요. 43% 늘어났습니다.

일본은 어떤가요? 일본이 지난 10년간 4만명 정도 의사 숫자가 늘어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늘어난 정도를 파악하려면 그 비율을 봐야죠. 2010년에 일본 의사가 28만명대 였습니다. 그런데 10년후 2020년에 32만명대가 됩니다. 10년에 4만명 정도 늘어난 거죠. 그러면 비율로 따지면 얼마죠? 대략 10년간 15% 정도 늘어난 거죠.

위에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는 2010년에서 2018년 사이에 의사 숫자가 26% 늘었죠. 2006년부터 2022년으로 통계 대상 년도를 넓히면 무려 43% 늘었죠?

어느 쪽이 더 가파르게 의사가 늘고 있나요?

이 데이터를 보시면 아마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에요. 아니 의대 정원이 동결이라며 그런데 어떻게 의사가 늘지?

저는 이 질문 들을 때마다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아니 중학교 수학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까? 아니 스톡 수치가 증가하려면 인플로우보다 아웃플로우가 적으면 되죠. 반대로 스톡 수치가 감소하려면 인플로우보다 아웃프로우가 많으면 되죠.

그러니까 의대 정원이 3천명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해서 의사 숫자가 고정되는 게 아닙니다. 그런 결론이 성립하려면 매년 의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3천명이 되어야죠. 그런데 의사는 기계로 치면 매우 장기간 사용 가능한 생산 도구입니다. 한 번 의사가 되면 적어도 수십년은 일하잖아요. 게다가 전반적인 고령화로 인해서 의사의 나이도 늘어나고 있어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의사의 평균 연령이 매우 낮은 나라입니다. 젊은 의사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많아요. 한국은 30, 40대 팔팔한 의사들이 의료 인력의 허리에 아주 두텁게 자리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의대 정원이 얼마가 되든지 간에 40대 의사들이 왜 은퇴를 합니까?

그러니까 의대 정원이 고정되어 있어도 의사 숫자는 늘어나는 거죠.

예를 들어 변호사 시장을 보세요. 이것도 아래에 제가 사진 붙여 놨으니까 한 번 보세요.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는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1,600에서 1,800 사이에서 사실상 고정 상태입니다. 그러면 변호사 배출 숫자가 고정되어 있으니 전국의 변호사 숫자도 변동이 없어야 하겠네요. ㅎㅎㅎ. 장난 하시나요?

아래 그래프 <최근 10년간 변호사 수>를 보세요. 2011년 12,607명이었던 변호사 숫자는 2020년 31,757명이 됐습니다. 불과 10년 사이에 152%가 증가됐어요.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는 비슷한 기간 동안 별 변동이 없었는데도 변호사 숫자는 두 배 반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겁니다.

이제 이 이치가 이해가 되십니까?

게다가 위에 말씀드린 연합기사는 일본이 최근 10년간 4만여명 의사가 늘어난 것이 마치 무슨 의대 정원 증가의 효과라도 되는 양 써놨던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일본의 의대 정원이 늘어난 것은 2008년 이후입니다. 2008년도에 의대 정원이 8천명 좀 안됐었는데 약 15% 정도 일거에 늘렸다가 그 이후에는 사실상 보합세입니다.

늘린다고는 하지만 일년에 수십명 정도 늘리는 수준입니다. 2022년에 일본 의대 정원이 9,400명 정도 되는데, 만약에 여기서 정원을 20명 늘린다고 하면 몇 명이죠? 0.2% 잖아요. 이건 사실상 증가라고 보기 어렵죠.

하여간 일본에서 의대 정원 늘린 것은 2008년 이후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의대 들어간 다음에 전문의 되려면 한국이나 일본이나 미국이나 대개 비슷합니다. 대개 10년 정도 걸리죠.

그러면 2008년에 약 15% 정도 의대 정원 증원한 것이 실제 의사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면 그것은 불과 몇 년 사이 최근이 되어야 하겠죠. 그렇다면 최근 10년간 일본 의사 수가 4만여명 늘어난 것은 2008년도의 의대 정원과는 큰 관계가 없다는 말이 되겠죠.

그러면 2008년도 이전의 일본 의대 정원은 어땠느냐? 놀랍게도 일본은 의대 정원을 줄이고 있었습니다. 1980년대 초 이후 일본은 의대 정원을 완만하게 계속 감소시켜 왔습니다. 무려 20년 이상을요.

그러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의대 정원이 감소하고 있던 시기에 의대에 들어간 학생들도 대략 10년 정도 지나고 나면 전문의가 됐을 것이고, 그러면 그들의 숫자가 줄었으니 의사 숫자는 줄었어야 할 것 아니냐. 그렇잖아요. 그런데 의대 정원을 2008년 이전까지 완만하게 줄여오는 추세였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의사 숫자는 늘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일본의 의사 숫자가 최근 10년간 4만여명 늘어난 것은 의대 정원을 늘렸기 때문이 아니라, 의대 정원을 줄였는데도 불구하고 늘었다는 거에요. 아시겠습니까?

실제로 1955년 이후 2020년까지 65년간의 일본 의사 숫자 추이를 보면 의대 정원을 줄이던 구간에도, 늘리던 구간에도 모두 일관되게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982년 이후 일본이 의대 정원을 줄였다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1982년 이후 최근까지도 일본의 의사 숫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물론 증가 속도는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더 빠르다고 앞서 말씀드렸죠.

왜 이러는 걸까요? 아직도 이해가 안되십니까? 아까 말씀드렸죠. 스톡 수치가 늘어나려면 무슨 일이 벌어져야 한다? 유입량이 유출량보다 많으면 되죠.

일본이 의대 정원을 줄이는 기간에도 새로이 배출되는 의사 숫자가 은퇴하고 의료계를 떠나는 의사 숫자보다 일관되게 계속 많았던 겁니다. 왜? 고령화니까요.

고령화는 의사를 제외한 비의사들에게만 오는 게 아니에요. 의사도 고령화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활력있게 진료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계속해서 늘어났고, 그 사람들이 은퇴 시기를 계속 늦춰왔고, 나이든 의사들이 은퇴를 하는 속도보다 새로이 배출되는 의사의 숫자가 더 많았던 겁니다. 심지어 의대 정원을 줄이는 상황에서도 말이죠. 그러니 의대 정원은 줄어드는데, 전체 의사 숫자는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죠.

그러니까 의대 정원이 동결되면 의사가 늘지 않고 의대 정원을 늘려야 의사가 늘어난다는 것은 거의 혹세무민 수준의 숫자 놀음입니다. 거의 사기에요.

중고생도 속지 않을 이 간단한 숫자 놀음에 이 나라의 보건복지 관료들과 거의 모든 언론인들이 속아 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치 못합니다.

다음 차례에서는 의사 늘리자니까 데모하는 것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뿐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주장이 얼마나 근거없는 주장인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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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반대 주장 기사

이랬던 학자가 왜 완전히 180도로 그바뀌어서
나라를 망치고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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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장 역시 아까 말씀드린 연합뉴스 기사에 실려 있는 이야기입니다. 권지현 기자라는 분이 연세대 정형선 교수님을 인용해서 쓴 것인데, 정 교수님 말씀이 왜 잘못된 것인지 다음 편에서 말씀드리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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