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아직도 속고 있는 분들을 위한 TWG TEA 브랜드 이야기.
TWG는 브랜드 이미지(소비자가 브랜드에서 떠올리는 이미지)와 브랜드 아이덴티티(실제 브랜드)가 불일치하는 대표적 사례. 동시에 브랜드 마케팅의 모범 사례.
TWG TEA는 대중화된 고급 티 브랜드. 동남아, 특히 싱가포르에 가면 선물용으로 몇 개씩 구입.
노란색 바탕의 TWG TEA 로고와 '1837'이라는 연도가 눈에 '뙇' 들어옴. 로고의 폰트도 serif를 써서 예스러운 느낌을 줌. 로고에는 '세계 최상급 차들'(The Finest Teas of the World)라는 영어 문구와 고급 프랑스 와인 라벨에 들어가는 'Grands Crus Prestige'라는 문구가 있음.
다들 오랜 전통의 유럽 차 브랜드일 것이라 생각.
그런데 TWG는 유럽과는 무관한 싱가포르 로컬 브랜드.
싱가포르 소재 라이프스타일 회사 The Wellness Group의 자회사로 2008년에 설립. 창립자는 Manoj M. Murjani(인도계 홍콩인), 티 소믈리에 Taha Bouqdib(프랑스계 모로코인)와 그의 아내.
TWG는 바로 모회사인 The Wellness Group의 약자.
처음부터 유럽 스타일의 티 살롱 & 부티크를 지향. 프랑스의 전통있는 'Mariage Frères' 티 살롱을 모방했을 것으로 추정. (*댓글에 사진)
매장에 황동 저울을 시그니처 장식품으로 둠, 바닥에는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깔고, 목제 티 장식장을 갖추는 등 럭셔리하게 만듦.
특히 로고의 1837은 TWG의 창업 연도가 1837년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킴.
1837년은 싱가포르 상공회의소 창설 연도. 고급 차, 향신료 등, 사치품 유통을 주도한 싱가포르 상공회의소가 만들어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넣었다고 주장.
하지만 소비자는 TWG가 거의 200년이나 된 브랜드라고 오해하게 됨. (위에서 언급한 프랑스의 Mariage Frères는 실제로 1854년에 창업)
TWG의 마케팅 전략은 적중했고 오픈하자마자 바로 자리 잡음. 다양하게 블렌딩 한 차를 파는데 현재는 무려 800여 종. 찻잎 판매 외에도 차 맛 초콜릿, 젤리, 아이스크림, 셔벳, 차 향초 등 여러 제품을 선보임.
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기 때문에 소비자 속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었음.
TWG는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음. 설립 다음 해인 2009년에는 뉴욕에, 2년 후인 2010년에는 도쿄에 매장을 오픈.
기내식 품질에 깐깐하기로 유명한 싱가포르 항공도 2009년부터 TWG 차를 제공하기 시작.
승승장구하던 TWG의 첫 시련은 상표권 분쟁.
2011년에 싱가포르의 웰니스 회사 Osim International이 TWG 지분 35%를 획득. 그해 바로 홍콩에 진출.
홍콩에는 1932년부터 TWG라는 약어로 사업을 해 온 Tsit Wing Group이 있었음. TWG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걸었고 승소.
패소한 TWG는 원 브랜드명을 포기하고 'TEA WG'로 변경. 홍콩에서만 그 명칭을 사용. (*댓글에 로고)
두 번째 큰 고비는 소유권 분쟁.
Manoj M. Murjani(인도계 홍콩인), 티 소믈리에 Taha Bouqdib(프랑스계 모로코인)와 그의 아내, 3명이 공동 창업자라고 했는데 Murjani와 Bouqdib이 2014년에 소유권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함.
소송 끝에 Murjani와 모회사 The Wellness Group은 손을 뗌. 승소한 Bouqdib는 유사한 이름의 The Wellbeing Group을 새로 창업.
현재 TWG는 Bouqdib 부부 소유.
TWG는 The Wellness Group에서 The Wellbeing Group으로 임자가 바뀐 것임.
1줄 요약: TWG는 싱가포르 로컬 브랜드로 2008년에 생겨서 역사가 17년밖에 안 됨.
수확기보다 일찍 따게되는 포도 품종의 낮을 질을 만회하기 위해
branding 성공시킨 " Beaujolais Nouveau ( 보졸레 누보) " 의 성공과도 비슷.
맛은 떨어져도 그해 제일 먼저 수확한 포도로 만든 신선한 포도주라는 stroy telling 의 성공.
졸부의 한계라고나 할까?
부동산 졸부 아낙에게 아무리 귀한 화장품을 쳐발라도
근본적인 천박함은 숨길 수 없듯이.
인간이나 상품이나
선은 지켜야한다.
자신만은 마음 깊이 알고 있는 그 고유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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