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에 특이한 것이 있었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을 한줄로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30여개 넘는 입국 심사대를 공석이 나는대로 한사람씩 들여 보내고 있다.
그냥 수많은 입국자들이 알아서 30여개 되는 심사대 줄에 서게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이렇게 길게 줄을세워 고생시키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결국 사람 줄세우고 배분하는데 2~3명의 필요없는 인력이 동원 되고 중간중간 허비되는 시간이 훨씬 많을 것인데 참 답답한 사람들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일반 마켓에 와서 보니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각자 계산대 앞에 알아서 손님들이 서게 하면 될 것을 긴 줄을 세워서 공석이 나는대로 계산대로 보내는 것이다. 왜 이럴까?
동양적인 사고 방식으로 복불복(福不福)의 개념이 있다.
사실 하늘 뜻인 운명을 감히 인간이 거스르려 하지 않고 담대히 받아들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누가 하늘을 이기겠나?
우연히 내가 선 줄보다 다른 줄의 해결 속도가 빨라도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다 운이다.
그런데 이들 서구화되어있는 이들은 그것 마저 인위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평등을 추구하는 것 같다.
비록 그 과정중에 시간이 더 걸리는 면이 있어도 절대 공평이 우선이다.
조금만 감기 기운이 있어도 마스크를 쓰고 타인에게 피해 안주려는 일본인들,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도 웃으며 인사하는 미국인들,
상대방이 못알아 들어도 계속 떠들어대는 프랑스인들, 남의 일에 잘 끼어들어 관심만 갖는 인도인들,
남의 일을 도와 주려는 몽골인들과 반대로 전혀 신경쓰지 않는 중국인들 등 참 각 나라마다 특색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 특색이 있을 까?
서로 죽이겠다고 멱살 잡고 싸우면서도 속 시원히 화해 할 수 있는 뒷끝없는 성격? 뭐든 다 빨리하는 조급한 성격?
아무튼 서양의 사상은 평등을 우선한다는 것을 ( 최소한 평등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한다는 것을 ) 다시금 확인하는 경험이었다.
이러면 아무리 길어도 어느정도 시간이면 된다는 예상을 느긎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운좋으면 빨리가고, 좀더 나은 상황을 위해 눈치봐야하고, 지인 있으면 빨리 해결되고 또 다른 땡 잡는 경우를 기대하면서
순간순간을 착실히(?) 바쁘게 살아간다. 조금은 피곤하지만 아주 생동감 있는 우리다.
다시 태어나도 난 생동감 있는 한국을 선호할 것 같다. 복불복의 자연취향적인 개념이 좋다.
여행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