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괌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그 당시 괌 PIC에서의 황홀한 경험은 나를 엄청나게 놀라게했다. 다양한 놀이기구들, 설레이는 분위기, 뜨거운 열대열기, 에머랄드 해변, 세계 각국의 젊고 다정한 GO(놀이시설 도우미)들의 배려등 내겐 신천지 자체였다.
매 식사때마나 이어지는 뷔페와 사방의 외국인 가족들 지나가는 곳마다 아주 신나고 반갑게 인사하는 이곳의 직원들 모든 것이 다 나를 흥분 시꼈다. 아쉬운 마지막날 저녁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자주 오자 다짐한 것이 11년전 이다.
세상속에 살다가 이제야 다시 가족을 거느리고 왔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더운 열기가 내 몸을 반갑게 감싸준다.
‘바로 이거야.’ 우리는 용감하게 택시를 불러 숙소를 찾아간다.
“ I wonna go to PIC."
약 10분의 설레임 끝에 도착하니 로비의 구조, 식당의 소파색, 가게들의 배치, 건물의 외형 등 모든 것이
과거 내 기억 한도내에서는 그대로인듯했다. 건물 옆에 30여층의 새건물이 들어선 것 이외에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동네 K-mart 가는 길도 똑같다. 참 신기하게 안변했다. 하여간 고향에 온듯 마음이 편한했다.
하긴 우리가족도 변함 없는것은 마찬기지다. 일단 여전히 내 옆에 짠순이 아내다. 절대 기본적인 패키지 이외에는 지출 금지다.
모든 선물도 괌 안다녀와본 사람 있냐면서 다 금지다.(아이들도 힘없는 내게 하소연한다.)
추가 부담 조금 더 내야하는 저녁 야외 바비큐도 결사 반대다. (근데 왜 집안에 돈이 안모이는지ㅋㅋㅋ)
내 영어 실력도 10년간 별 차이 없다. 여전히 어버버 머리와 입술과 표정과 손이 따로 논다.
관광와서도 피부 태우지 않으려는 한국 아주머니의 필사적인 옷 스타일도 여전하다.
그래도 장엄한 자연의 황홀함이 변함없어서 다행이다.
반면 그동안 변한것도 꽤 있다. 과거 접수처에서 만난 예쁜 일본인 아가씨를 보고 싶었는데 이젠 씩씩한 우리나라 청년이 있다.
우리 가족 수가 그때도 4명이고 이번에도 4명이지만 없던 수진이가 태어나서 동참하고 큰 아이 형규가 성인되어 개별 여행을 떠났다.
시간을 정신없이 쪼개어 쓰던 강 체력의 나는 그늘에 누워 독서하며 청춘남녀의 멋진 몸매를 구경하는 음흉한 (?)중년이 되어있다.
이곳 날씨도 많이 서늘해진듯했다. 원주민 이야기로는 과거보다 비가 짧지만 자주 오긴한단다. ( 지구 온난화 때문일지? )
또한 관광객의 90% 이상이 동양인이고 그중 반 이상이 한국인이다. 중국인이 여전히 시끄럽고 열심히 돌아다니는 한국인들 사이로
간혹 조용한 일본인 가족들이 보인다.
직원들중 많던 일본인은 한국인으로 많이 대치되고 가는 곳 마다 한국말로 인사한다. (그땐 일본말 인사를 더 많이 받았다 )
우리나라 참 잘 살게 되었다 싶다.
3번의 택시 승차에 반가왔던 한국인 기사만 돈을 더 요구해서 좀 불쾌했지만 어쨋건 한국인들은 대단한 민족이다.
다시 10년후 또 온다면 어떻게 변해있을까? 손주도 같이 오게될까? 하늘에서 건강을 허락해주어 내 인생계급장이 60이면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져있을 것 같다. 더 넓고 높고 여유로와져있길 바란다.
그때도 저 멀리 하늘끝의 태평양 수평선을 보면서 어린이처럼 기분좋은 상상을 할 수 있는 밝은 성격의 초짜 노인이면 좋겠다.
우리 가족다 같이 손잡고 서서 발가락 사이을 돌아나오는 고운 해변 모래의 청량함을 느끼면서 석양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는 무조건 야외 바베큐를 다 같이 해야겠다. 절대 아내 눈치 안보고. ^_^
2012.1.
( 어느 국내 야외 수영장 온듯하다. 전부 한국 사람들이다 )
여행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