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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해외 진료

곧 라오스로 간다. 내게는 이번이 6번째 해외 진료다. 나와 같이 가자던 친구가 전화 통화후 2시간만에 심장마비로 저세상으로 떠난지
벌써 6년이된다. 그 친구 아니면 난 아직도 해외 진료는 생각도 못하고 좀더 안정되는 그 순간만을 무지개 쫓듯이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작년에는 좀더 큰 경험을 위해 타 단체와의 약속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 무산 되는통에 한번도 해외 진료를 못가고 한해를 보내게 되어서 올해는 시작하자마자 떠난다. 개업하면서 지역 사회의 의료를 책임지고 경영을 하는 가장으로서 조금은 미안하지만 내 인생이니 내가 원하는 것 조금씩은 하고 살아가려한다.
항상 그렇듯이 사무국에서 메일이 왔다. 해외진료 대상국에 관련된 역사 문화 등에 관한 내용과 기본 회화서류다. 각 나라의 3가지 회화를 외우는 것이 해외 진료의 시작이다. 싸바이디?( 안녕하세요?) 디 짜이 티 후 깝 짜오 ( 만나서 반갑습니다) 폰 깐 마이 (또 뵙겠습니다) 사실 더 하고 싶어도 이젠 외워 지지도 않는다. 그냥 진료하면서 그때그때 보면서 한다.
그래도 과거 지나온 나라의 말은 조금 남아있다. 텅? 부텅? ( 아파요? 안아파요? 중국) 나마스테 ( 안녕하세요? 인도) 깜 언 ( 감사합니다.베트남) 우치랄레 ( 미안합니다. 몽골 ) 등은 내가 글로 읽으면 어렴풋이 그들의 발음이 아직도 내 귀에 울린다.

그나라 사람들의 특징도 각각있다. 중국이나 몽골 사람은 허리 아파 올 때 하나같이 콩팥이 아프다고(한방영향인 듯) 표현하고 앞니는 벌어져있는데 이것을 어려서부터 즐겨먹는 간식인 해바라기씨를 많이 먹어서 그렇다. 인도 사람들은 멘발로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딱딱하고 발가락이 다 벌어져 있고( 좁은 실발 신어서 발가락이 붙어 염증생기는 우리와 다르다) 형편없는 환경에 살면서도 정말 해 맑게 잘 웃는다. 베트남 사람들은 약간의 경계심과 함께 도도함이 느껴지는데 아마 미국을 이겼다는 자부심이 묻어있어서 그럴것이라 본다. 그들에겐 수준 떨어지는 의료 시설에 비해 의사들의 의학적 투지는 대단했다. 특히 과거 우리처럼 비싼의료기기 보다 의사의 실력만 있으면 가능한 분야인 미세 접합수술 분야등은 대단한 수준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해외 진료를 너무나 한정되어있어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투자한 비용에 비해 보이는 성과는 바로 없으니 한심할 수도 있다. 내가 존경하는 김용정 선배님은 지금 베트남에서 척추 측만증 환자를 수술해준다. 정말 멋진 의사인생이다. 하지만 내게 좋고 나와 동행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보람을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10번 수술 잘해도 한번 문제 생기면 수십년 노력해온 선교사의 노력이 물거품되는 민도가 해외 진료 봉사를 필요로하는 지역이다. 이번에도 나의 작은 노력으로 수십명의 동행하는 젊은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희망과 보람 그리고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경험이 되었으면하는 마음이다.

난 그런 수준의 거름이면 족하다. 그게 내 달란트이며 그게 바로 나다.

                                                              오전 진료후의  맛있는 점심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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