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광양을 차로 다녀오면서 본의아니게(?) 민희진 기자회견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게 됐다.
이 사람들 왜 이러나 싶었는데 민희진의 입장까지 확보했으니
드디어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됐다.
1. 어도어는 100% 161억원으로 하이브가 설립한 자회사다.
2. 대표이사로 민희진을 세웠고(아마 대표이사 직을 요구했나보다) 민희진은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인 쏘스에서 캐스팅을 주도적으로 실행해 뉴진스(프로젝트명 N팀)를 구성한다.
3. 전원 미성년자인 뉴진스를 데뷔시키는 과정에서 민희진은 심정적으로 여러 억울한 일을 겪는다.(개빡침 1)
4. 뉴진스가 데뷔한다. 성공한다. 전년 매출 1100억원을 일으킨다.
5. 하이브가 지배기업으로서 매입을 통해 156억원 가량을 가져간다. 다른 계열사를 통해 매출을 200억원을 일으킨다. 회사에 이익잉여금이 220억원이 있다.
6. 스톡옵션을 갖고 있던 민희진 대표는 스톡옵션 실행이 가능한 시점이나 너무 커져버린 회사의 가치로 인해 스톡옵션을 실행하면 큰 세금을 내게 된다. 그래서 대신 구주 거래 방식으로 하이브의 구주를 11억원에 매입하여 18%를 확보한다.(전년까지 적자회사여서 공정가치는 주식 보유자 마음이었다) 현재 가치 8000억원으로 환산해도 1440억원 정도다. 민희진은 이것도 적다고 느낀다. 어디 가도 나는 1000억 정도는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생은 나와 뉴진스가 했는데 하이브가 별로 도와주는 것도 없이 6500억원 가량을 얻은 것 처럼 느껴진다. 뉴진스 1인당 분배금은 52억원 가량이었다. (개빡침 2)
7. 민희진 입장에서 얻은 건 사장 월급 뿐이고 자기 돈으로 산 18%인 11억원을 풋옵션을 걸어 지정한 가격에 하이브가 사줘야 1000억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근데 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손해다. 하이브만 그 가격으로 사갈 수 있으니. 근데 하이브가 IR을 다니면서 어도어를 2조원 가치로 홍보하고 다닌다.
8. 하이브 다른 레이블의 콘셉트에 대해 민희진 대표가 문제제기를 한다.(개빡침 3)
9. 하이브는 투자자들과 만나는 과정에 민희진 대표가 회사를 꿀꺽하려는 계획을 듣고 긴급 감사를 실시하고 언론에 알려진 카톡과 '프로젝트 1945'라는 독립 계획을 확보한다.
10. 하이브는 법적으로 민희진 대표를 해임시키기 위한 법적 공방을 시작하고 민희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한다.
.......>
- 민희진 대표는 자기를 쉽게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사회 구성에 하이브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사회가 열려 최대지분보유자인 하이브가 의결할 상황 자체를 만들 수 없다. 이럴 경우 법원에 이사회 개최를 요구해야 하고 대표이사 해임 건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민 대표의 불법행위를 증명해야 한다.
- 어도어 부사장의 계획은 실현 가능한 완벽한 계획이다. 하지만 여기에 변수가 있다. 회사가 유일한 자산이자 매출처인 뉴진스를 망가뜨려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껍데기가 될 수 있다. 또한 가치가 떨어진 어도어 주식을 하이브가 팔아줘야 한다. 하이브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뉴진스를 망가뜨린 어도어를 방출하는 결정을 해줘야 한다. 싱가포르 투자청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민희진 편을 들어주고 우호지분이 되어서 가치가 떨어진 어도어에 신주 투자를 해야 한다. 아주 순진한 생각이다. 여기에 민희진은 '대박'이라 호응한다.
- 민희진 대표는 자기 돈을 넣을 생각이 없다. 내가 만들었지만 남의 돈으로 만들었다. 지금 다 내가 벌었고 최고의 성과를 얻었다. 기자회견 내내 '주주의 이익' 어쩌구 하는 것은 새로운 투자자에게 자신의 경영 성과를 어필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1000억을 갖고 있지 않다. 1000억을 벌 수 있다는 말은 허세다.
- 민희진은 뉴진스를 보호하고 자신이 썅년이 되어서 망가져도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거래 당사자로부터 민형사상의 계약위반에 대한 벌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중이다. (기자회견에서 '개저씨', '씨발새끼'를 마주할 줄이야)다음 달 뉴진스는 두번째 앨범이 나오게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매출이 떨어질 것을 예견할 수 있다. 민희진은 자신의 플랜을 실행하기 시작했다고 하이브는 생각한다.
- 뉴진스와 뉴진스 보호자(미성년자들이어서 법정대리인인 부모들)들이 모두 자신 편이라고 민희진은 생각하고 있거나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정서적 연대감을 갖고 있는지를 강조한다. 나를 건드리면 뉴진스도 와해된다는 협박이다. 하이브가 민희진을 버리면 뉴진스도 함께 버리는 것과 같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 법적으로 100% 하이브가 이긴다. 하지만 민희진은 절반의 EXIT을 한 셈이다. 뉴진스는 2집 앨범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 하이브의 결정적 실수는 민희진을 대표이사로 세운 것이고 민희진의 결정적 실수는 법과 계약은 모든 정서적 관계를 뭉갤 힘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 최종 승자는 어제 완판된 LA다저스 모자를 파는 MLB였다.
- 능력 있는 직장인들이 흔히 하는 착각 사례가 여기 다 있다. "내가 빠지면 회사가 안 돌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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