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여러 기념일이 있다. 10대시절에는 입학식과 졸업식이 가장 큰 기념일이었다.
당연히 선물도 많이 받고 나의 달라진 키와 위상을 그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무서운 중학생 형아들을 보면서 내가 저기에 어떻게 갈까 싶었는데 막상 입학하니 두려움은 사라지고
그곳의 일원으로 재미있게 지내며 보냈다.
고등학교도 그렇게 넘어가고 대학을 들어가 파란만장한 삶을 거치고 졸업하여 의사 생활을 한지 어언 23년이다.
그동안 많은 나의 기념일이 스쳐지나갔다.
요즘은 기념일이 특별히 없다. 아니 무수히 많은 기념일 중에서 내 것이 별로 없다.
물론 사랑스런 보배인 세 아이들의 기념일은 지금도 큰 기쁨이다.
아내와의 많은 추억들도 내겐 고맙고 감사함이다. (지금도 구박 받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노력하고 있다.^_^)
기업들의 마케팅 방법에 놀아나는 여러 기념일에도 (발렌타인데이. 화이티데이. 빼빼로 데이,성탄절 등) 사회적 관계의 많은 이들에게
기본적인 마음 표시를 해왔다. 이 와중에 부모님을 위한 기념일은 자녀들에 비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있어 죄송하지만 내리 사랑이라는
변명으로 그냥 그렇게 이해를 구하며 보내고 있다.
부모님께 내가 받은 사랑 넘치니 나 역시 가능한 넘치게 자녀들에게 주고 내 능력 이상의 것은 하늘뜻이라 치부한다.
부모로서 당연한 의무를 희생으로 과장시켜 권리를 주장할 생각은 없다. 다 내가 즐거워서 한 일들이었으니까.
그러니 어느 순간이 되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싶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많이 갖고싶다. 그럴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번에 대학교 입학 30주년 행사를 갖었다. 고려대학교 화정 체육관에서 성대하게 치뤄졌다.
많은 준비 임원진들의 노력과 구성원들의 참여로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건강하고 또한 사회의 일원으로 큰 과오가 없었기에 이런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20년 후 50주년을 한다는데 그때도 참석할 수 있을까?
2주일 후면 고등학교 졸업 30주년 행사를 치룬다. 지금 많은 이들이 이 행사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동창들의 영상 편지와 기증 작품이 날아오고 또한 이미 고인이된 동기 11명을 위한 추모의 자리도 갖을 계획이다.
모든 것이 다 기분 좋게 끝나길 바란다.
어짜피 이 모든 것들 다 지나가는 과정이지만 그래도 내게 주어긴 유효기간동안은 하루하루 가치가 있었으면 한다.
오늘도 작은 진료실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낸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안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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