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2013년 가을이다.
멋진 바바리 코트를 걸친 가로수들이 사색을 꿈꾸게 하는 가을이다.
한해를 마무리하기 시작하는 마음이 풍요로운 가을이다.
특히 올해의 가을은 내겐 특별하다.
...........................
..........................
...........................
...........................
...........................
수많은 사연들이 가을 낙엽을 타고 추억의 세상으로 떠나간다.
행복과 슬픔을 동시에 어루만지면서 내 삶의 일부가 소리없이 지나간다.
( 양재천의 가을 )
기회가 있어 오랜만에 여의도를 둘러봤다. 여의도에서 반포를 거쳐서 대치동까지 한강변을 걸아가려는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왠지 모를 감정에 북받혀서 오전부터 하루종일 여의도 일대를 정처없이 돌아다녔다. 빌딩 숲으로 이루어진 여의도는 내게 있어 고향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당연히 답답한 곳 일 텐데 나는 여의도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해진다.
시범아파트만 있고 반대편에 국회의사당과 순복음 교회가 모래먼지 저 너머로 보이던 허허벌판의 여의도를 나는 1973년부터 함께 했다.
내가 가는 골목마다 수많은 추억들이 내 기억을 스친다. 고향 치고는 좀 엉뚱하지만 그래도 수많은 추억이 녹아있는 장소가 고향이라면
여의도가 내게는 바로 고향이다.
여의도 광장에서 추억 여행을 시작한다. 과거 5.16광장이던 이곳은 ‘국풍81’ 이 열리고 국군의날 행사를 치루던 곳이었다. 여의도의 학생이던 우리는 수없이 불려나와 태극기를 흔들었다. 외국 원수가 왔을때도 국군의날 행사때도 수시간을 기다리다 몇분동안 지나가는 차를 보면서
바보처럼 흔들었다. 지금 같으면 학부형들의 항의로 불가능할 일이다. 하긴 요즘은 오히려 학생들이 대놓고 거부할 것이다.
( 과거 5.16 광장시절 과 현재의 모습)
순복음교회 부근의 한강변은 과거 잡풀과 흙바닥에 쾌쾌한 냄새도 나던 곳이었다. 그런데도 이런곳으로 초등학교때 학교에서
걸어서 이곳까지 오는 소풍을 우리는 좋아했다.
바람불어 모래알이 날리면 도시락을 손으로 감싸고도 서로 맛나게 먹었던 시절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대학 입학한 1983년에 황당한 6.25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었었다. 그것이 30년전 일인데 지금 이런 이야기하면 40년 전일이니 내가 더 그런 황당한 사람되는 것이겠지.
시간은 그렇게 이미 흘렀다.
----------- to be continued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여의도 유람기 3 (0) | 2013.11.13 |
---|---|
가을 여의도 유람기 2 (0) | 2013.11.11 |
고교졸업 30주년 (0) | 2013.10.29 |
대학입학 30주년 (0) | 2013.10.15 |
미국 역대 대통령 (4) (0) | 2013.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