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토요일 오후에 운동 다녀와서 TV를 틀었다. K-POP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의 유명한 연예 기획사 3곳의 대표들이 나와서
오디션 보는 프로그램이다. 세상엔 실력 좋은 사람들이 많고 또 노래라는 것이 훈련 할수록 향상되어 두성(頭聲)을 써야한다는것이
신기헸다. 매회마다 승리의 환성과 실패의 피눈물이 반복되면서 사람의 야성 본능을 자극시킨다.
그날도 많은 수의 참가자들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누가 봐도 전부 실력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들처럼 주어진 기회의 티켓이 한정되어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심사위원들의 마지막 인사까지 마무리된 순간이다. 다 끝났다고 누구나 생각하는 그 순간 한사람이 망설이면서 다소곳이 손들었다.
한 심사위원이 포기한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카드가 너무 아까와서 자기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면 노래 불러보고 싶다고 한다.
비장한 표정없이 그저 순진한 여학생의 애틋한 하소연 수준이지만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수많은 망설임에 입이 얼마나 말랐을까?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이왕 끝난것 그나마 체면있게 우아하게 떠나고 싶은것이 인지상정이다.
누가 봐도 다 끝난 상황을 그냥 cool 하게 넘기는 것이 멋이다. 폼생폼사의 세상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오직 꿈을 위해 두려움을 거두고 손을 들었다.
그리고 그 저멀리 멀어져가는 마지막 승차권을 쟁취 하였다.
이것은 그녀의 인생에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것은 절실함의 승화다.
그 많은 간절함과 노력이 너무나 안타까와 실오라기라도 한번 더 잡아보려하는 무언의 절규다.
단순히 낙천적이거나 도발적인 성격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그 어린 나이의 여성에겐 너무나 큰 결단이었다.
김연아 선수도 말하지 않았던가? 너무나 많은 연습을 했기 때문에 올림픽 시합에서 떨리지 않았다고.
이런 절심함이 있는 사람은 무엇을 해도 이룰 수 있다고. 아니 혹시 실패한다해도 행복한 삶이 될 것이다. 왜? 후회가 없으니까!
공부가 가장 쉽다고 한 노동자 출신 서울 법대 수석 입학생은 지금도 변호사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고 한다.
그는 항상 꿈을 의도적으로 꾸었고 그런 꿈을 갖은 사람은 언젠가는 꼭 이룰 수 있다 했다.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세상이 아니라면서 가난한 자들의 의욕을 처음부터 꺾어 버리는 요즘의 분위기는 절대 진실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심지어 누군가 기득권 세력의 음모라고 까지 말했다.
항상 사진을 방에 걸어놓고 아침을 성공의 자기 암시로 시작하는 사람과 그냥 시간의 흐름에 실눈뜨고 동행하는 사람과 인생의 결과가
같다면 하늘에 신은 분명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떨면서 얼마나 망설였을까? 심장속의 피가 솟는 타는 목마름을 느끼면서도 도저히 그냥 포기할 수 없는 젊음의 절실함이다.
내 나이에도 이런 절실함이 가능할까? ( 삶의 의욕이 오르는 속도보다 혈압이 더 빨리 오르겠지? ^_^)
이런 절실함으로 오늘도 내게 주어진 삶의 시간을 만끽하고자 한다.
내 아이들에게도 이런 희열과 자극을 가르쳐 주고 싶다. 하지만 이것은 몸소 체험 해야 깨닫는 것인데 고통이 수반되는 이런 과정을
아빠인 내가 나서서 선물하고 싶진 않으니 별수 없다.
나는 편안하고 좋은 아빠인지는 몰라도 현명하고 존경받을만한 아빠는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내일의 태양을 간절히 염원하는 오늘의 하루살이처럼 내게 정신없이 다가오는 화살같은 시간들을 아끼고 사랑하자.
내 스타일대로... 내 능력대로....
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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