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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선입견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을 상대로 한다. 주로 아픈 사람을 상대로 하기에 그나마 다른  사업, 영업직보다는 수월하다.

건강한 사람들끼리 서로 기싸움하면서 살아가는 사업을 나는 진심으로 존경한다. 상대에게 속지 않으려고 무장하고 다가선 사람과 설득을 시키려는 내 자신속에서 아직은 그 대화후 설득의 쾌감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겠지만 이해 못하는 - 이해 하려 하지 않는 - 사람을 안타까운 시간을 허비하면서 설득 시킨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아무튼 사업 하는 분들은 대단한 분들이다. 특히 여성 CEO들. ^_^

 

 


의료인은 아파서 오는 환자 ( 아쉬워서 오는 사람 ) 을 대하기에 일단은 ‘갑’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조금만 잘못해도 바로 ‘을’로 떨어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래서 환자를 대할 때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환자의 말을 100%다 믿지 않는다.

가능한 의학적인 접근으로 그 환자의 병만을 보려고 애쓰고 사소한 모든것을 차트에 기록한다. 같은 병이라도 표현 방법이 천차 만별이고

진찰시 반응도 다양하기 때문에 통증의 정도를 함부로 속단할 수 없다. (특히 보상금이 걸려있는 경우는 더더욱 속지 않아야 그게 전문가다. )

내 보기에 틍증 발생 기간이 1~2주면 최근이지만 환자 입장에서 오래된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게 정답인것이다.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환자가 엄청나게 아프다면 아픈 것이다. (교통 사고 환자도 제3자가 보기에는 엄살 같아도 환자 본인이 아파하면 의료인은 환자 기준으로 볼 수밖에 없다. ) 함부로 의료인의 기준으로 판단하다가 큰 실수를 할 수도 있기에 환자와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의료인들은 환자를 내 가족 처럼 생각하면 안다. 설마 하다 큰 병 놓치니 말이다. 자연스럽게 의사들은 관상학에 관심이 많고

또한 지속적으로 환자들을 대하다보면 저절로 관상학을 어느정도는 터득하게 된다.

 

 특히 비보험과 (보험이 안되어 자신이 비용을 다 지불하는 미용성형, 피부과 등) 의 경우는 몰상식한 부류가 간혹 있어 더더욱 관상을 많이

본다고 한다. 나 역시 통증 주사를 놓기 전에 관상을 유심히 보거나 환자와의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는 순간부터는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의 90% 정도를 하고 10%는 방어진료에 돌입한다. 잠시 방심하다가는 병원

어디에선가 일이터져서 결국 원장인 내가 사과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일단 소리질러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긴 소리 지르는 사람은 뒷끝이라도 없다. 오히려 조용히 넘어간 사람은 동네 인터넷에 불만글을 수도없이 올리거나 보건소에 고발한다. 기존의 미미한 마비증상이 있었는데도 내가 준 통증 주사로 생겼다고 우기며 항의하는 경우도 간혹 있으니 항상 진찰 기록은 정확해야한다. 내 정신적 충격을 따지고 싶어도 경험상 싸움닭은 그냥 참고 잊어버리는 것이 최상이다.약간의 방어진료는 연륜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오늘도 1년만에 그런 환자가 왔다. 컴퓨터 화면서 'neurotic‘(신경성) 이라는 빨간 활자가 눈에 보인다. 일단 긴장하고 환자를 대한다.

마음의 준비를 하는대도 대부분 10분 이내에 결국 다시 짜능나게 된다. 한말 또 물어보고 자꾸 완치 확인을 받으려하고 어설픈 인터넷 지식을 내게 강의하려하고 치료도 안맏았으면서 효과 없다는 강아지 같은 소릴 한다. ( 강아지는 이쁘기라도 하지.)

이런 경험을 당할 수록 인륜지 대사를 치룰때 상대 뿐 아니라 그 집안을 봐야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환자가 그러면 대부분 가족 구성원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나는 정신과 의사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들의 그 인내력에 감탄할 뿐이다. 물론 소아과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각자의 길이 있다 싶다. 나는 절대 절대 그 전공은 못한다.

나 역시 어떤 나만의 향기가 있을 것이다. 나만 모르고 지내는 사이 내 주위에서는 대부분 평가되어있겠지. 나도 컨디션 안 좋을때 진료하는 모습을 보고 나에게 안 좋은 인상을 갖게된 환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는 가능한 다음날 전화해서 병의 상황을 물어보고있는데 확실히 첫 반응은 시큰둥 하다가 전화 끊을 쯤 되면 목소리가 밝아진다. 결국 내가 숙이는 것이 내가 이기는 것이다. 내 마음이 편해 지니까 말이다. 이 나이쯤 되면 사람들은 나의 품질수준을 단정 짓고 주관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어떤 평이 있을 지 궁굼하긴 하지만 대강은 나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꿔보려 해도 이젠 쉽게 바뀌지 않을 나의 천성일것이다. 과거의 실수로 만남이 별로 없어 만회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내가 억울하게 평가 받더라도 그것 역시 운명이니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과거 경험속에서 이루어진 기억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선입견을 갖는다. 혈액형을 기준으로 하기도 하고 눈빛이나 행동 등을 기준으로 자신의 경험을 과대 포장하면서 타인을 판단한다. 성공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야 성공 가능성이 커지듯이 좋은 관계의 추억이 많은 사람일 수 록 타인에 대한 평가에 긍정적인 법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방법이니 탓할 것은 없다. 그런 한계로 귀한 사람을 놓칠 수도 있으니 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중요한 것은 선입견을 갖는다는 자제보다 일단 사회 생활을 하는 사회인으로서 의도적으로 선입견을 좀 참고 최소한 몇 차례는 반복적으로

선입견 없이 대하는 노력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평가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며 그런만큼 나 또한 타인을 그렇게 대해야할 것이다. f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이나 타이타닉의 주인공 혹은 최근 인기리에 상영중인 영화 <레미제라블>의 '마리우스'와 '코제트' 처럼 한눈에 반한 사랑을 할 순수합은 없더라도 너무 단번에 평가하고 그 기준으로 사람을 대하는 단순함은 내 나이에는 너무 유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손잡이 뜨거운 젊은이도 아닌데 나이 값을 해야지 말이다. 지난 세월이 아깝다. (그래도 여자보는 눈은 있다. 아님 말고지만. ^_^)


그래도 조심은 해야겠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우면서도 무서운것이 사람이니까.
한템포 쉬고 깊게 생각하고 말을 하자. 혹시 아는가 내가 몰랐던 보석을 찾게 될지. 환갑 넘으신 선배님들은 그러신다. 

‘잡다한것 전혀 생각없이 그냥 모든 것 다 내려놓고 환자의 병만 본다’고.

이것이 진정한 고수다. 나도 그 나이 쯤 되면 그럴 수 있을거라 기대해본다.
설마 그분들은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겠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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