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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아버지의 병상 일기를 남기면서

한 가정의 개인사이니 비밀리 간직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내 일기장인 이곳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세월이 흐르면 다 잊혀지겠지만 (이곳도 없어지겠지만 ) 그래도 아버지의 존경스러운 삶의 마무리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

 

죽음이라는것이 -죽을 뜬 자욱- 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가족의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게 세상은 정말 잘 돌아간다.
나도 항상 그랬듯이 병원에서 일하고 퇴근하면서 하루하루를 똑같이 보낸다. 충격이 제일 크실 어머니도 조금씩 적응해 나아가신다.
이런것이 삶일 것이다. 모든것은 내리 사랑이며 모든이들의 삶은 돌고 도는것이다.


이제는 나 역시 비울 준비를 조금씩 해야겠다. 비워져야 채워질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지금도 내게는 과분하게 많은 복들이 있으니 지금 있는 복을 제대로 좀 가꾸고 만지고 느끼면서 살아야겠다.

삶은 정말 유한하다.


올해 어느 봄날 아버지가 나와 함께 산책 하시면서 말씀 하셨다.
" 봄의 꽃이 이렇게 이쁜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살아오시면서 수많은 좋은 곳에서 수많은 꽃을 보셨을텐데 집앞을 산책하면서 보신 올해의 봄꽃이 참 좋다고 하셨다.


내 주위에도 정말 귀하고 아름다운 것들이 많을 것이다. 이제는 가능한 놓치고 살지는 말자. 

이제는 더 높이 올라가려 발버둥 치지 말고 한참 남았길 바라는 하산길에는 경치구경좀 하면서 살자.


따지고 보면 세상 그렇게 위만 너무 보고 살것 아니니까 말이다. 이제는 옆도 좀 보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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