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그 시대의 삶이 녹아있는 기록의 집약체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역사는 오늘의 거울이자 내일의 길잡이’라고도 한다.
그것을 거울삼아 현재와 미래를 살아간다 하지만 역사는 형이상학적인 교훈을 떠나서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개개인의 일기가 가치가 있듯이 한 사회와 나라의 기록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다. 인간 사회의 승자이건 패자이건 관계없이 말이다.
그런 기록중에서도 특히 나는 다큐멘터리성 영화 기록을 좋아한다.
나 역시 CG투성이의 블록버스터를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감독 취향의 특유의 양념만 가미된 잔잔한 내용의 영화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아마 나이들었다는 증거겠지.
이번에 지인들과 같이 본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영화는 노인들의 평범한 이야기다.
나름 인생을 열심히 살아온 그들에게 그 어느 시점에서 참았던 꿈을 찾아가거나 혹은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용기속에서 느껴지는
사소한 깨우침과 행복들의 옴니버스 형식이다. 또한 이들의 미래를 이어갈 정열이 넘치는 젊은 청년의 사랑과 야망도 곁들여져 있다.
사실 이런 류의 영화는 과거에도 많이 있었다.
어웨이 프롬 허 (2006년, 사랑하는 부인이 알츠하이머란 병에 걸려 남편에 대한 기억이 없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되는데도 남편은 부인을 놔주는 아픔과 위로의 과정을 담은 영화)
노트북 (2004, 위대한 사랑의 약속, 청소년기의 설레임과 성년기의 아픔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기억 상실된 그녀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첫사랑의 힘... 참 대단하다. 천성적으로 나는 못할 수준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 특별히 내가 좋아하는 영화다. 멜빈 유달(Melvin Udall: 잭 니콜슨 분)은 강박증 증세가 있는 로맨스 소설 작가이다. 뒤틀리고 냉소적인 성격인 멜빈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경멸하며, 신랄하고 비열한 독설로 그들을 비꼰다. 길을 걸을 땐 보도블럭의
틈을 밟지 않고,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뒤뚱뒤뚱 거리는 강박증으로 식당에 가면 언제나 똑같은 테이블에 앉고, 가지고 온 플라스틱 나이프와 포크로 식사를 한다. 이러한 신경질적인 성격 탓에 모두들 그를 꺼려한다. 그러나 식당의 웨이트레스로 일하는 캐롤 코넬리(Carol Connelly: 헬렌 헌트 분)만은 예외이다. 언제나 인내심으로 그를 친절히 대하고 그에 감동한 그는 그녀의 아이 치료에 도움을 주면서
삶의 가치를 깨달아간다는 내용이다. 물론 사랑이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멜로물이다.
개인적으로는 소아 알레르기 전문의사를 만날 수 있어 벅찬 감동으로 좋아하는 부인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에서는
누구나 원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다 만날 수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
드라이빙 미스데이지 (1989, 고집센 백인 주인 데이지 여사와 그녀의 운전기사인 흑인과의 진종을 넘는 우정을 그린 그린 작품으로 아카데미 상 받은 수작이다. 특히 모간 프리먼의 연기는 언제나 그렇듯 좋았다.)
어바웃 슈미트 (2002, 직장에서의 은퇴와 아내와의 사별등으로 노년을 맞는 평범한 노인(슈미트) 에 대한 일상사를 그린 코믹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세상에 남은 것이라고는 자선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한 푼돈으로 아이를 도와준 것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 영화 이후 나도 월드 비젼에서 7~10명의 아이들을 8년째 키우고 있다.)
이외에도 내가 안본 것으로도
터치오브 스파이스(2003, 인생의 지도자이자 음식 철학을 지닌 할아버지로부터 삶과 요리에 맛을 내기 위해서는 양념이 필요없음을전수...)
죽어도 좋다 (2002, 70대 노인들의 사랑과 성을 솔직하게 담은 한국영화로 아직은 내겐 와 닿지 않는다.)등 수없이 많다.
아마 미래는 노인 인구의 증가로 새로운 트랜드가 발생 될 것이다.
노년의 재혼을 위한 회사도 많이 생길 것이고 그들의 여생을 위한 여행업도 호황일 것이다.
지금도 해안가에 사는 노인분들은 하루 바닷가에서 열심히 일하고 번 돈으로 (도시 노인과는 다르게 아르바이트 벌이가 훨씬 좋다)
제일 좋은 영양제를 맞는다고 한다. 손주들 선물 주기위해 돈을 저축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고한다.
주요 소비층이 노인이 되고 정책 방향도 노인을 위한 복지쪽으로 전환될 것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정치인을 위한 표심에 따른 변화지 전적으로 옳은 방향은 아니다. 오히려 신혼부부들에게 투자하여
출산율을 올리는데 더 집중해야하는데 말이다.
실버 산업이 신생아 사업을 능가하면 할수록 이런 부류의 영화는 계속 더 만들어질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시대 흐름의 중간에 서있으니 참 운이 좋은 세대인 것 같다.
내게도 정열은 아직 분명히 남아있으니 말이다.
세상 모든일들은 다 잘 될거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아직 때가 아닌것 뿐이다. ( 영화 대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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