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누구나 고향이 있다. 태어난 곳을 제외하고 가장 긴 세월을 보낸 곳이 고향이라면 내게는 여의도가 될 것이다. 허허 벌판 모래섬이던 1973년부터 1990년 결혼할 때 까지 살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더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제2의 고향을 선택한다면 그곳은 일본 오오사카의 아시야가와 마을이다. 1964년 여수에서 태어나 1달 만에 상경해서 일본으로 떠나는 1970년까지 산 은평구 갈현동과 대조동 부근의 기억은 없으니
1970년에서 1973년의 일본생활 3년 반의 세월이 묻어난 그 곳이 내게는 고향이다.
비록 조센징이라고 놀려서 좀 싸우기는 했지만 ( 솔직히 한국 돌아와서 쪽바리라고 놀려서 싸운 것이 더 많다.) 항상 그곳은 내 마음의 고향으로 그리움을 느끼면서 살았다. 특히 일본 가족인 니시가와상 집안과의 추억은 따스했었다. 두 형제들과 재미있게 지냈고 아주머니도 참
친절했고 학교 수학 선생님이시던 아저씨도 TV 등을 분해하면 재미있는 부품을 주시곤 했다. (큰 자석은 그 이후 몇 년을 가지고 놀았다.)
( 동생들이 친구들이었고 난 1년위 형이라 그냥 끼어서 놀았다.)
1973년 귀국할 때 공항까지 배웅 나오고 어머니도 많이 우신 기억이 또렷하다. 넓은 일본 전통 가옥에서 신나게 뛰어놀았고 정원에서 고무풀에 물 담아주시면 수영복입고 놀기도 했다. 당시에 가까운곳에 있던 아파트인 지코엔 맨션 301호에 살았기에 이웃 마당에서 뛰어 노는 것은 너무나 즐거웠다. 비록 내가 제일 큰 형이었지만 동생들 친구라는 핑계로 같이 놀았다. 지금 생각해도 참 좋은 일본가족들이었다. 요즘으로 생각하면
멀리 못사는 중앙아시아에서 온 가족을 친절하게 대해주는 한국인 가정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그 당시에는 일본과 우리나라는 천지차이였다.
1973년 귀국하면서 어머니가 사오신 가스 레인지를 (당시 일본에는 가정집마다 있었다) 당시 한국의 최고 제과회사인 뉴욕제과에서
사겠다고 했다니 말이다.
( 1973년 한국으로의 귀국길에 배웅나오신 우측의 니시오카상 )
1997년 아내와 일본 여행을 하면서 잠시 그 동네를 찾아가서 살던 아파트를 보기는 했지만 일본어를 못하는 관계로 더 심도있는 여행을
할 수 는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일본어를 잘 하는 막내 동생이 사업차 일본에 오고 또 똑똑한 수현이 (막내동생 큰딸) 가
일본 정부 초청으로 일본에서 8주일간 봉사활동 및 여행의 과정을 마친 즈음이 겹쳐져서 한국에서 어머니와 나 그리고 방학 끝물인 막내
수진이와 함께 일본으로 날아가 합류하게 되었다. 큰아들 형규도 같이 하고 싶었지만 개학이 되어 불가능했다.
대진의사를 구하기 힘들었지만 너무 좋은 기회이기에 돈을 더주고라도 기어히 대신 진료해줄 수 있는 의사 분을 찾아 2일간 여름 휴가를
만들 수 있었다.
솔직히 떠날 때 까지도 이번 여행에 대해 큰 기대는 안했다. 그저 오랜만에 어머니 모시고 가족여행 한다는 생각이었다. 니시가와 가족이
그곳에 지금도 살고 있을 가능성도 적었고 허리와 무릎 다 아프다고 어머니도 가고 싶어하지 않으셨다. 나 또한 막상 그곳에 가면 모든
추억을 같이하신 아버지만 생각나서 가족들 사이에 - 특히 안정되어가시는 어머니께 - 그리움만 더 커질 것 같다는 걱정도 사실 많이 했다.
하지만 부모님 모시고 가고자 하다가 못한 이 일본 여행을 지금이라도 하면 어머니도 좋아하실 것이고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재미있어
하실 것이라 믿고 일을 추진해 나갔다.
( 1971년 일본에서의 어느 하루 조용한날 아버지와 삼형제들 )
그런데 일은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공항 체크인 데스크 앞에서 어머니는 여권을 안가져오셨다고 놀래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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