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생활시작한지 25년을 넘기니 관상도 어느정도 보게 된다. 일단 진찰실 들어오는 표정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저절로 파악된다.
걸어오는 폼이나 의자에 앉는 자세를 보면 벌써 그 추가적인 세부 사항도 구분지어 분류된다.
(항상 속고만 살았는지) 들어올때 부터 나를 빤히 처다보면서 사사건건 물어보는 사람'
( 뭔가 숨기고 들어와) 주눅이 든 사람,
(돈이 많거나 사회적 명성으로 )목에 힘이 들어간 사람들 다 의자에 앉는 자세가 다르다.
거만할 사람일 수 록 꼭 앉을때 헛기침 소리를 낸다. 그 소리 또한 참 다양하다.
특히 종교인들은 겸손한것 같으면서도 꼭 신경쓰이게 뒤끝을 남겨 놓는다. 불교 쪽은 별로인데 기독교 쪽이 그런 허세가 강하다.
이상하게 필요 이상으로 아무리 아프다 말을 하면 바로 머리속의 다른 안테나가 ( 의학적인 안테니가 아닌 심리적학적인 관상 안테나) 작동하기 시작한다. 말끔한 신사복을 입고 온 젊은이 대부분 '예비군 훈련 진단서'가 필요한것이고 외부 상처가 있으면 당연히 알 수 있지만 외부 상처가 없이 인상을 쓰면 과장되게 아파하면 '상해 진단서'의 주수를 늘리려는 사람이다. 늦은 오전 점심즈음에 학생이 교복입고 엄마랑 같이 오면 거의다 늦잠 잤거나 다른 이유로 학교에 지각한 것을 핑계대려는 소견서가 필요해서 오는것이고 (이런경우 구차하게 검사하면 공범이 되니 나는 그냥 영수증 끊어주고 알아서 선생님게 이야기 하라고 보낸다.) 얼굴에 비장함이 있으면서 한쪽 팔에만 상처가 있으면 대부분 자해 환자다.
정치도 20년 이상 하면 거짓말을 정말 감쪽같이 하고도 양심에 찔리는 것 없이 편하게 잘 살아갈 것 같다. 수많은 정치꾼들이 그렇게 뻔뻔히 거짓말을 하고도 계속 메스컴에 나와 애국을 운운하는것 보면 참 대단한 강심장이다 싶다. 보통사람들이면 창피해서 나오지도 못할 것이다. 그런데 사실 아무도 남의 일에대해서는 관심없이 다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인간인데 일반인들은 그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
혼자만 끙끙 앓다가 숨어버린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말이다. 우리는 얼마나 화끈하게 잊어버리는 민족이던가!!!
인생에서 정치인의 그런 철면의 성질은 21세기를 살아가는데 어느정도 필요할 것 같다.
세상은 나에 대해 무관심 하다는 것을 더더욱 가슴에 새기면서 오늘도 즐겁게 살아가자.
별것도 아닌 일에 목숨걸고 정의를 다질것 없다. 세상 저의는 다 상대적인것일 뿐. 불변의 정의는 없다.
나는 나 뿐이고 이번 생은 이번 뿐이다.
( 동일한 시간대의 풍경. 자동 카메라 조도 차이일 뿐 )
'흘러가는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면 가왕( 가면의 신비함) (0) | 2015.08.19 |
---|---|
내가 이해 안되는것 (0) | 2015.07.28 |
대한민국의 현실 (펌) (0) | 2015.07.01 |
2016년 건강보험료 인상 0.9% (0) | 2015.06.30 |
MERS 사태를 현명하게 넘기면 (0) | 2015.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