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싸이(Psy)의 노래 ‘강남 스타일’이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국가별 신용 등급에서 일본 보다 앞선 우리나라의 현재의 상황을 꿈꿔보지도 못한 내게는 더 큰 충격이다.
무엇보다 내가 B급으로 폄하했던 가수 싸이의 발전에 그것도 3주일만에 세계 제일의 가수가 된다는 지금의 상황을 받아드릴 수 없었다.
노래는 심금을 울리는 진한 여운이 있어야 진정한 명품이지 킬링 타임용의 춤 노래가 절대 명품을 앞설수 없다고 믿고 있는데
이게 뭔일인가 싶다.
내가 고리타분해서 세상을 못따라가고 있는가 아니며 세상이 미쳐가는가?
그러다 우연히 이번 여름에 한 싸이의 국내 공연을 TV로 오늘 보게 되었다.
무대 시설의 현란한 장치나 젊은이들의 광기어린 흥분은 다 있을 수 있는 일이려니 한다.
하지만 그동안 무시했던 싸이의 노래 가사들을 직접 보면서 음악을 들으니 세삼 내 자신이 서글퍼진다.
내가 무엇을 근거로 이런 가수를 B급으로 폄하했던가 싶었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 삶에 대한 자신감, 감정에 대한 솔직함들이 묻어나는 수많은 곡들을 들으면서 한사람의 뛰어난 수재를 보는 듯 했다.
미국 유학 하면서 아버지가 보내주신 등록금으로 유흥에 탕진했다는 것만 생각했지 작곡작사 실력으로 생활비를 벌면서
미국의 음대를 졸업했다는 것을 무시했다.
간혹 TV에 나오면 비호감의 얼굴에 유치한 옷차림으로 주위의 시선만 끌려는 수준 낮은 사람으로 봤다.
그러면서 고급 공무원 고위자 과정 강연자로서 섭외 1순위라는 이야기는 그동안 무시하면서 흘려 보냈다.
노랫 말 속에서 우러나는 애국심과 삶에 대한 애착을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을 보면서 웃는 사람들이 좋아서 연예인 생활 한다는 싸이.
삶에 지치면 지는 것이고 미치면 이기는 것이라는 구호만큼 왜 많은 젊은이들이 싸이에 환호하는지 오늘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
약 10여년의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 군대도 2번이나 다녀오고 – 꾸준한 노력으로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 왔겠지.
굳은 신뢰를 바탕으로 많은 지인들을 거느리면서 자신의 ‘끼’를 만끽하는 그의 삶이 부러웠다.
다시 입대하게 되었을때 뿔뿔이 흩어질 모든 스텝들을 전부 고용하여 재대할 때 까지 기다려주게한 가수 김장훈의 우정과
끝까지 믿음으로 지켜주는 아버지의 사랑 그리고 자신의 꿈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본인의 노력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본다.
빌보드 차트 1위 라는 오늘의 상황이 절대 You Tube 라는 매개체 때문에 우연히 이루어진 성과물만은 아니라 믿는다.
(물론 베이비 복스나 가수 비의 노력에 비하면 오늘의 성과는 IT의 효과를 천운의 복으로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사람을 나는 B급으로 폄하했다. 그렇다면 과연 그런 잘난 나는 C급이라도 될까?
내 주위에는 과연 얼마나 그런 친구가 있는가? 난 과연 어느 누구에게는 진정한 친구가 되고 있을까?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마지못해 흐르는 시간에 몸을 던져 눈 감아버리고 있는것을 아닐까?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되는 기분 더러운 지금이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내 주위에 있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며 살고 있는가?
나는 하루하루에 지치지 않고 미치면서 사는가?
아무튼 싸이의 성공을 축하하면서 내 부족한 판단에 대해 미안하다는 사과를 보낸다.
당신은 진정한 챔피언이다. 내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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