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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버지 기일

아버지 별세하시던 날이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처음 진단 받으시고 “ 후회 없이 살았다” 고 비장하게 말씀하시던 순간이 기억됩니다.
참 황당하게도 빨리 진행되어 이별의 준비도 할 수 없는 짦은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짧은 과정이기에 아버지는 중후하고 멋진 모습을 남은 가족들에게 보이시고 떠나셨다고 생각하고 위로를 얻습니다. 남자로서 참 멋지게 떠나셨습니다. 존경합니다.

 

 

작년에 산책하실때 양재천의 봄꽃을 보면서 " 꽃이 이렇게 이쁜줄 처음 알았다“ 고도 하셨죠.
그래서 이번 봄에 제가 매일 양재천을 걸어서 출근해 봤습니다. 정말 봄 꽃은 이쁘고 화창했으며 또한 미련없이 지고 사라졌습니다.
우리 모두 다 그런 과정으로 삶을 마치는 것이라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지금은 고통없는 천국에서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하나님 집은 시설도 잘 돼있을 겁니다. 전기료 아끼려고 에어컨 틀지 못할것도 없죠.
저희들도 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돈 아끼지 않고 브런치도 어머니 모시고 자주 먹고 있습니다.
어머니도 건강한 모습으로 하루하루 잘 보내시고 계십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울해 지시다가도 자식들에게는 밝은 모습
보이시면서 운동도 공모주도 열심히 하십니다. 저보다 더 똑똑하시니 치매는 절대 걸리실것 같지 않습니다.

 


저와 큰 며느리도 병원일 잘 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MERS 감염때문에 전국이 고생이지만 다 괜찮아질겁니다. 형규도 흰가운
입고 병원 실습 중이죠. 아버지가 보셨으면 많이 좋아하셨을 겁니다. 저보다 더 멋진 의사가 될겁니다. 의대 공부도 저보다 잘 해요. ^_^
효진이는 이제 대학생이 됩니다. 이번에 미국의 메릴랜드 주립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본인이 결정한 것이니 만족하고 잘 지내리라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순위 6위의 전통있는 간호대학이니 졸업하면 할 일은 많겠죠. 교수님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멀리 떨어져 있으니 아버지가 손녀 잘 돌봐 주세요. 막내 수진이는 이번에 초등학교 졸업하고 숙명여중에 들어가서 친구도 잘 사귀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밥 잘먹고 건강하고 애교있고 사교적입니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 보니까 아빠로서 좋은데 더 좋은 것 많이 해주려합니다. 역시 잘 보살펴 주세요.


훈근이 준식이 가족들도 먼 미국에서 아버지 할아버지 그리워하면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LA 소현이는 아버지 예상대로 공부 잘하고 이번에는 고교 학년 회장으로 뽑혔습니다. SAT도 벌써 2300을 넘었으니 대단하죠. 동생 세원이는 그림 실력이 완전히 아빠를 닮이 수준급입니다. 공부도 잘하고 키도 많이 컸어요. 특히 프린스턴 다니는 NY 수현이는 이번에 미국 제퍼슨 의과대학에 조기 특채 합격했습니다. 정말 대단하죠? 아버지께서 많이 기뻐하실겁니다. 용돈도 많이 주셨겠죠? 동생 정현이는 자작곡으로 여성 밴드 만들어서 중학교 졸업식에 공연한답니다. 참 재능이 뛰어난 아이 같습니다. 저도 무서워서(?) 감히 말을 못걸을 정도로  예술끼가 다분합니다. 제가 볼때는 정현이가 우리 집안에서 제일 대성할 것 같아요. (물론 부모는 속터지겠지만ㅠㅠ ) 이렇게 보면 아버지 손주들이 다 아버지 아들들 보다 더 나은것 같습니다.ㅎㅎㅎ

아버지 기일을 맞아 많이 친척분들이 와주셨습니다. 하늘나라 음식이 더 맛있겠지만 가족들이 성심성의것 많은 음식을 준비 했으니
기쁘게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들도 아버지 덕분에 오늘 한자리에 모여서 같이 즐겁게 식사하겠습니다.
그럼 편히 계십시오. 저희들도 순서 잘 지켜서 뒤 따라 가겠습니다.
하늘에서 만나기 전까지 저희 가족들과 친척분을 모두 잘 보살펴주세요.

 


참 그리고 아버지께서 가족을 위해서만 열심히 사시느라 사회를 위한 특별한 기여를 따로 못하신 것이 안타까와서 (물론 저희가 모르게
많은 사람들을 도와 주신것 이번 문상에 십여년전 직원이나 운전기사까지 조문 오는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저와 큰며느리가 아버지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아버지도 이제는 아너쏘사이어티 회원이되셨습니다. 회원 번호는 779번입니다.

이제는 우리 집안도 사회를 위해 통 크게 기여하는 좋을 가풍을 갖게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기부가 바보짓으로 보일 수 도

있지만 세상은 이런 바보짓 하는 사람이 많을 수 록 아름다와진다고 믿습니다. 저희 부부가 열심히 일해서 꼬박꼬박 채워서 약정액 납부를 빠른시일 내에 완료하겠습니다. 부디 쓸데없는 짓 했다고 노여워 마시고 기쁘게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편한한 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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