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무리(?)해서 다음날 정신 못 차릴 때면 집에서 늦잠 자는 것이 눈치 보여 이곳 수면방에서 자곤했고 수영을 하고 싶으면 출렁이는
배를 가리면서 잠깐씩 들어가보기도 했다. ( 50m후 숨을 몰아 쉬는데 하염없이 옆에서 편하게 수영하는 연장자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멋진 몸매의 아가씨를 힐끗 쳐다보면서 운동하면 똥배에 힘이 들어가 지치지도 않고 효과가 좋아 기분이 up 되기도했다. 땀이 흐르는 안경 너머로 보이는 여신들의 몸매는 하늘이 내려준 귀한 작품으로 기억된다. (지금까지 내 기억에 너무 멋진 아가씨가 2명이 있었는데 보는것 만으로도 참 기분이 좋았다. 그분들의 남편(애인)은 참 복 받은 놈들이다.) 남자 역시 지금까지 목욕탕에서 본 사람 중에 성인 2~3명의 몸매는 환상적으로 멋졌다. 앉아 있는데도 배에 여러겹의 얇은 주름이 생기는 신기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큰 호박이 하나 보이는데 말이다.) 그들에게 물어보면 헬스의 기본이 10년이고 저녁6시 이후에는 모든 모임을 갖지 않는다니 아무나 할 수 없는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 그렇게 대인관계를 갖는다면 아마 그러그런 평범한 사업체 사장이거나 아니면 이미 재벌일 것이다.) 또한 목욕하다보면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확인하는 남자의 자존심이 있는데 그 크기에 경외감을 느낄만한 사람들도 몇 명 기억된다. (키와 전혀 상관없다.ㅎㅎㅎ)
막상 이곳을 떠나려니 정이 많이 붙었나보다. 그동안 불평했던 여러 사항들이 너무나 사소해진다. 항상 같이 있을 것으로 믿고 귀한 줄도 몰랐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난다니 많이 아쉽다. 내 인생중에 15년이 겹친 곳인데 말이다. 그래도 내가 마라톤을 5회나 풀코스 완주하도록 체력을 길러준 곳이고 나의 세 아이들이 다 수영을 배운 곳이며 싸우나에서 아줌마들의 입담 학회에 수없이 참가하면서 많은 잡학다식한 세상사를 아내는 배웠다. 운동중 갑자기 하늘이 보고 싶으면 운동복 입은 체로 가까운 양재천으로 나가서 바람을 맞으면서 한강변을 벗 삼아 한 참 뛰고 들어와 젖은 온 몸을 목욕탕에서 시원하게 풀곤 했다. 그런 모든 것이 곧 자취 없이 사라진다. 대기업에서 하는 예식장과 뷔페가 생긴다니 곧 기억속에서도 없어질 것이다.
그래 그동안 고마웠다. 그 곳을 통해 인연이 된 수많은 회원분들 비록 서로 인사를 살갑게 나누지는 않았지만 기억 속에 한동안 남을 분들이다.
어디서든지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우리들의 만남과 이별은 반복되어간다. 종점을 향해서...
================== The End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 기일 (0) | 2015.06.11 |
---|---|
중학교 첫 중간고사 (0) | 2015.04.29 |
이별 연습 (2) (0) | 2015.04.04 |
이별 연습 (1) (0) | 2015.04.03 |
행복의 마중물 (4) (0) | 2015.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