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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이별 연습 (2)

15년 내 단골 헬스장이 4월3일자로 폐업하게 되었다. 최소 주5 회는 운동으로 땀을 빼고 하루의 노고를 풀던 곳이었다. 모든 스트레스를 땀으로 승화 시키면서 내 건강을 유지하면서 사방의 거울에 비춰진 내 숏다리 체형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벽에 걸린 멋진 체격의 사진들이 나 인양 착각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곳이었다. 또한 참 고맙게도 내게 마라톤을 가르쳐준 곳이기도 하다. ( 풀코스 5회 완주의 추억은 너무나 값지다.)
직장과 집의 중간 위치라서 퇴근하면서 들리기 쉬웠는데 이제는 없어진다니 많이 아쉽다. 그동안 이것 저것 불평이 있었는데 한순간에 다 없어지고 그저 떠나는 애인의 뒷모습을 보듯 안타까울 뿐이다.

                                                                ( 막내 수진이가 첫 출전에 10km 를 완주했다. 대단한다.)

 

내가 전문의를 따고 전임의까지 마친 후 종합병원에 취직하면서 조금 삶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할 때인 2000년에 가입했다.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레지던트야 말 할 것도 없고 군의관 제대 후 삼성의료원 전임의때도 하루 16시간을 병원에서 살았다. 그래도 항상 배움이 즐겁고 환자 진료에 지칠 줄 몰랐던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그래도 잘 다녔다. 물론 처음에는 헬스장 가입하고도 거의 휴업 상태로 다니지 못할 정도여서 수시로 수개월씩 연장 신청을 했다. 전라도 여수에서 1년간 근무할 때도 그랬고 2002년 개업해서 초기 1~2년 간 하루 24시간 365일 근무할 때도 그랬다. 아마 본격적으로 열심히 다닌 것은 2004년 경부터인 것 같다. 하여간 하루 5000원이하의 낮은 이용료로 헬스 골프 수영 목욕 등을 골고루
하면서 건강을 다졌다. 최근에는 장기 부부회원의 혜택으로 하루 이용료가 3000원꼴이 될 정도로 많이 낮아지기까지했다.

 


사실 저렴한 만큼 시설이 부족하고 기껏 시간을 내서 가면 시도때도 없이 헬스장을 쉼터삼아 사는 동네 아줌마들 부대 때문에 운동 기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짜증도 많이 났었다. 물론 자녀들 다 키워서 그렇다 치지만 그래도 어렵게 저녁에 시간 내서 오는 직장인들을 위해 (오전 오후 내내 다니고서도ㅠㅠ ) 저녁시간에는 자리 좀 양보하는 예의가 있으면 좋은데 귀에 이어폰을 꼽고 드라마보면서 뒤에 기다리는 사람을 무시하고 하염없이 운동기구 위를 걷는다. 운동보다는 드라마 청취가 우선이다. ( 결국 나는 싸이클을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이것에 길들여졌다.) 그럴때 마다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모든 여건상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다닌 지가 10년이 넘었다.
가까운 곳에 Vant 라는 고급 헬스장이 있었는데 자주 사용 못하는 나로서는 수천만원의 보증금에 추가로 비싼 연회비를 내면서 짧게 출입하는 것이 사치스러운 것 같아 가입을 못하고 이곳에서 계속 부부 회원으로 매년 할인혜택을 받으면서 갱신했다. 매년 갱신 할때 마다 건강하게 한해를 보낸 것에 감사하면서 일년 씩 연장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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