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결혼 50주년 기념 여행을 제시간에 해드렸으면 멋진 여행을 하셨을텐데 여러 여건으로 다음해로 넘어가는 바람에 아버지가 여행을
못하고 천국에 가셨다. 우리 3 형제가 모든 최상으로 계획을 다 잡았었는데 너무나 안타까왔다.
금혼식 여행을 하셨으면 그 나마 온 가족들 마음에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그 예정된 여행 기간동안 아버지는 병실에서 힘들게 투병하고 계셨다. 병실 복도를 운동삼아 같이 걸을때 내게 말씀 하시면서 미소띄셨다.
"내가 지금 여기가 아니라 미국에서 엄마랑 손주들 보면서 여행하고 있어야 하는데 말이야."
오늘이 나의 결혼 25주년이다. 1990년 10월 27일에 뭣도 모르는 어린놈이 남자되는 날이었다.
은혼식이라고도 한다. 막상 이런 날이 와서 특별히 글을 쓴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내가 그렇게 세월을 많이 살았나? 어제 같은데???
미래에 내게도 50주년 기념 여행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금혼식을 할 수 있을까? ^_^
하지만 제일 중요한것은 바로 오늘이 최고의 날이라는 것이다.
50주년을 기다리지 말고 그냥 오늘 그리고 내일 또 내일을 최선으로 보려한다. 항상 지금이 최고의 날이니까 말이다.
청바지 ! ( 청춘은 바로 지금 ) 라는 건배사가 나는 참 좋다.
오늘은 그냥 말없이 조용히 보내보련다. 경제적으로 눈 빛으로만. ^_^
하여간 25년간 같이 동고동락하며 나를 사람 만들어주고 지금도 의료 동지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내 인생의 진정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나의 보배들 예비 의사 형규, 예비 약사 효진
예비 천재(?) 수진이에게 항상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사랑한다.
우리 행복하게 살자.
아니 우리 기회 있는 동안 이별 연습하면서 그냥 자~~ㄹ 살자. 그럼 됐다.
비베 호디에 (Vive hodie.) 오늘을 살아라.( Carpe diem.)
추신)
지난 5월 메르스에 감염되고서 완치판정을 받았지만, 후유증으로 폐 이식까지 받았던 66살 남성이 어제(25일) 새벽 숨졌습니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은 107일 만이고,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은 처음입니다.
이 남성은 지난 5월 아내와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찾았다가 응급실에 있던 메르스 14번 환자에 노출돼 메르스에 감염됐습니다.
이후 완치판정을 받았지만, 심한 폐렴이 지속돼 폐가 딱딱해지는 폐 섬유화가 일어나면서 지난 8월에 폐이식수술까지 받았습니다.
이로써 메르스로 숨진 사람은 37명이 됐고, 치사율은 19.9%가 됐습니다.
현재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가 감염이 다시 확인된 80번 환자 한 명이 있습니다.
또,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메르스 후유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아직 세 명이 더 있고, 환자 한 명은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MBN뉴스 오태윤입니다. [5tae@mbn.co.kr]
아픈 아내 따라서 잠시 들린 응급실에서 자신이 감염되어 이렇게 엄청난 고생을 다 겪고도 결국 저세상으로 떠날 줄
(그것도 감염 5개월만에) 누가 알았을까?
66세면 정말 한참인데 말이다. 부인은 또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자신때문에 걸렸다고 죄책감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결국 폐이식을 해야한다는 35번 젊은 의사의 쾌유도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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