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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첫인상

사람에게는 첫인상의 화살이 항상 따른다. 그 화살이 내 심장에 꽂히기도 하고 머리에 꽂히기도 한다.
유아원 아동들도 첫인상이 좋은 예쁜 선생님에게 몰리는 것을 보면 기존의 교육 과정에 관계없는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병원이나 다른 공공장소에서도 눈에 확띠는 얼굴이 있다.
거의(?) 손을 안댄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을 보게되면 괜히 해준 것 없이 제3자인 내가 기분까지 좋아진다.

학문적으로도 '후광효과'라해서 한가지 좋은 점이 있으면 다른점도 모두 좋게 보려는 성향을 뜻하는 말도 있다.

이는 예쁜사람이 공부를 잘하면 지혜로운 자라고 생각하게 되는 반면

못생긴 사람이 공부를 잘하면 독하다고 생각하는 '맥락효과' 와도 비슷하다.
어쨋거나 그런 첫인상의 감정은 과거 첫사랑의 애뜻한 불씨를 느끼게 해줘서 솔직히 좋다.

누가 뭐라 해도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라붐2’(1988 프랑스)의 시작 장면만큼 첫인상의 마력을 잘 표현한 것이 있을까 싶다.
슬로프 올라가는 곤도라가 멈추면서 음악(You Call it Love)과 함께 이어지는 젊은 청춘남녀 인연의 시작은 참 섬세한 표현의 진수다. 

하지만 단3분의 대화 후에도 그 느낌이 유지되는 경우가 생각보다는 적다. 서로간의 교감 과정에서 보이는 눈빛의 변화, 목소리, 향수냄새, 몸동작, 행동양식등의 여러 변수가 첫인상의 느낌을 반감 시키는 경우가 많다.
간혹은 그런 과정에서 더 호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대방을 과대포장한 본인의 잘못으로(절대 상대방의 잘못이 아니다)
소리없이 막을 내린다. 법정 스님은 이런 자기 주관대로의 이기적인 평가를 오해라고 하셨다.
그나마 간혹은 한발 더 나아가 만남이 지속 될수록 그 해박하고 교양있는 건강한 상식과 인격이 드러나
도저히 떨어질 수 없는 마력에 이끌리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청소년들은 그것을 절친 우정이라 하고 젊은 남녀관계에서는 그것을 사랑이라 하며 그 이상의 연배에서는 멘토라 표현 되기도 한다.
물론 이들중에도 역시 오해일 경우가 많아 결과가 꼭 다 아름답지만은 않다.

의료인으로 살아가는데 이 첫 인상이 무척 중요하다.
환자에게 일단 신뢰감을 주면서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한 미소를 지으려 하고 말 수를 줄이면서 귀를 키우고 손을 잡는등의 스킨십이 원시적인 접근으로 중요하다.
이런 습득 과정이 거북하고 힘들지만 사실 습관이 되면 이만큼 세상 살아가기 쉬운 방법도 없다.
물론 그 다음 과정으로 전문적인 의료 지식과 치료 기술이 담보되어야 진정한 의료인과 환자간의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이젠 50줄을 바라보면서 첫인상의 상큼함이나 외형으로 보이는 날렵함도 사라져서 없다.
중후한 멋을 찾아 만들어가야하는데 허스키한 목소리는 분위기를 깨고 똥배는 인격이라 말하기엔 좀 부담스럽다.
젊은 아기씨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오히려 경계하는 눈빛을 받게 되는 요즘의 내가 조금은 서럽지만
그래도 60대에 비하면 청춘이니 꾸준히 ‘나’ 라는 주식회사를 잘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이사진을 잘 꾸려서 회사를 잘 가꾸어 가야겠다.
혹시 아는가? 뜻밖의 주식 대박이 날지? 하긴 대박 바라느니 로또를 기대하지.ㅜㅜ
부도나 안나게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연착륙 한번 멋지게 잘해보자.
내게 실습온 고대 의대생들의 느낌 좋은 첫인상이 나를 기쁘게 하는 오늘이다.
'나도 한때는 저랬다'
2012.2.2 
                                                     < 여자 주인공(소피마르소 분)의 첫인상에 놀란 남자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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