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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학창시절

주위 의대 친구들을 보면 참 머리가 좋은 것 같다. 특히 고교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잘 놀고 술 담배도 하고 연얘도 하면서
나와 같은 대학을 들어왔다. 그것도 점수가 잘 안나와 할 수 없이 들어왔다 한다. 난 고교시절 정말 제대로 놀아보지 못하고
순진하게 지냈다. 막판 고3때 좀 방황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얌전하게(? 물론 고교 동창들은 인정 안할 것이다 ) 최선을 다했다.

독기를 품고 죽을 각오를 하고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을 지금도 후회를 하지만 그것은 성격이라 어쩔 수 없다싶다.

난 좋은 부모님 만나 정말 최고의 학창 시절을 보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신흥 명문으로 모든 교사진이 최고였고 주변 환경도
공부하기에는 더 없이 좋았으며 그 당시 학원도 많이 보내주셔서 고1초반때의 수학 수준이 거의 고3 초반 수준이었다.
전두환 장군으로 인한 7.31조치로 과외가 전면 금지 되면서 학교 공부에만 올인하면 되니 좋았는데 실력은 사실 점점 떨어지고
대학 본고사도 없어진 상태라 더더욱 수학이나 영어만 생각할 필요도 없어졌다. 이런 상황이라 그런지 주의 의대에 같이 입학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물론 뻥이 좀 있겠지만) 내 고교시절 공부 포기한 문제아이들의 수준으로 놀았던 놈들이 꽤 있다. 그들 말대로 전두환이

대학을 넣어줬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_^)  저러고도 어떻게 의대에 들어왔을까 싶으면서도 난 도대체 뭘했나 하는생각이다.
게다가 나라를 위해 데모한놈도 아닌데 유급까지해서 학교를 1년 더 다니면서도 성적도 별 볼일없으니 정말 부모님께 면목이 없는
학창시절의 기록들이다. 그래도 그것을 만회 하려 지금까지도 열심히 살고는 있지만 그런 과거 때문에 자녀들에겐 과도한 성적 요구를
못하는 양심이 좀 있다. 솔직히 말해서 이명 때문에도 고생했지만 무엇보다도 똑똑한 동창들이 너무 많아서 의과대학공부가 힘들었다.

하지만 고교시절 나보다 더 열심히 엉덩이 문들어지도록 공부 하면서도 성적이 안나온 성실한 친구들도 많이 기억되는 것 역시 사실이니

모든 것이 다 상대적인 것인가보다.
위를 보면 모자라고 아래를 보면 남는 법이다.
이제는 성적이 인생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더더욱 행복을 담보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만한 나이다.
하지만 하기싫은 공부를 참고 함으로써 성인이 되기 위한 인내의 성숙 방법으로는 더 없이 좋다는 것은 지금도 확신한다.


하여간 그런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참 나는 좋은 부모님 밑에서 행복하게 살아왔다 싶어 감사드리면서 내 아이들에게도 그 못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한다. 이것이 일부 저능아 정치인들은 부의 세습이라고 폄하 하지만 사실 태생적인 재벌 말고는 누가 정말 부자이겠는가? 다 하나같이 부모 본인들의 욕구를 참아가면서(내 부모님께서 하셨듯이)  빚 지면서도 자녀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사랑과 정성의 세습일 뿐이다.  나도 건강해서 이렇게 가정을 보호할 수 있을때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 과거처럼 내게 유일한 장점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체력이라고 장담 못한지 오래다. 머리에 대한 자부심은 한번도 갖어본 적 없지만 체력에는 정말 자신 있던 시절이 있었다. 다 한때다.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만족하면서 최대한 감사하며 나의 현재를 누려야겠다.

과거는 이미 없고 미래는 알수없으니 만져지는 지금을 잘 요리해야겠다. 좋은 재료와 적당한 양념 그리고 알맞은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한가지씩 작품을 만들어가야겠다.  처음에 좀 간이 안 맞고 짜고 맵겠지만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겠지.
이미 내겐 가정이라는 좋은 작품이 있긴 하지만 좀더 욕심 내보면서 그런 날이 오리라 믿고 오늘도 파이팅 한다.
나를 아껴주는 모든 이들을 내가 더 사랑하고픈 토요일 오후다.


2012.1.8

                                                                     고교 졸업하는 오바마와 외조부모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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