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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무한 긍정의 시대


< 부자지간 대화 >
고등학교때 부터 지방의 특목고를 다니고 지금은 지방의 의대를 다니느라 나와 거의 한지붕 아래서 살지 못하는 나의 든든한 아들이있다.

믿음직스러워도 내가 부모로서 너무 조언을 안하는 것 같아 걱정스런 마음으로 얼마전에 서울 집에 왔을때 한마디 했다.
나 ; " 내가 너를 믿고 있어서 조언을 잘 안하는 것이지 헹여 내가 너에게 관심이 없다고 오해하지 마라"

아들: (눈이 동그래지며) "아빠! 내 주위에서 아빠가 전화 제일 많이 해요. 그런 걱정은 마세요. "

어제 아버지와의 대화

아버지 : "너의 나이도 이제 50이 되었으니 내가 믿고 말 안하는 것이지만 ... 나도 할 말이 많은데 참고 있다는 것만 알아라. "

나:" 네 알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 근데 솔직히 지금도 충분히 말씀 듣고 있는 것 같다. ^_^)

                                                                                                                            -- 2012년 어느 겨울날 밤에 -


우리 50 전후세대는 선배 세대에 비해 번영하는 대한민국의 경제 혜택을 많이 받으면서 살아왔다. 비록 한때는 보리밥 도시락을 강요 받고

쥐잡는 날도 있었지만 다 과거의 추억으로 술안주 삼을 만큼 잘 살게 되었다. 대학시절 낭만을 즐기면서도 졸업 후 웬만하면 각자 4~5개 기업에 합격하여 선택해서갔다. 이에 비해 요즘 젊은이들은 출생시절부터 풍요속에서 자라왔지만 대학 시절을 낭만없이 스팩 쌓기로 보내면서도 청년백수를 걱정해야하는 안타까운 삶이니 그에 비하면 우리 50대는 완전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었다.

 

                                                                  ( 신호등 없던 1960년대 시절 광화문 네거리 )


가파른 경제 성장 속에서 정치적으로도 점점 민주화 되어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하루가 다르게 선진화 되어가면서 국민들의 가슴속

응어리들이 풀어졌었다. 국민들의 옷과 자가용 색이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밝아진것도 그 현상중 하나일것이다. ( 그 과정속에서 희생을 당한 애국자들에게는 조의를 표한다.) 가계 수입이 늘고 토요 휴무제와 해외여행도 자율화 되어가면서 삶의 질이 높아지고 3차 써비스 산업이 활성화 되어 선진국의 폼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한때는 미성숙된 졸부 근성으로 ‘ugly korean‘이라 비난 받기도 했지만 어짜피 누구나 다 겪는 과정이니 그냥 눈감아주자. 결국 공중파에 ‘부자 되세요~’ 라는 광고 멘트가 전국을 뒤덮을 정도로 우리는 물질만능에 파묻히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좀더 힘을 내기 위해 군대의 악습(?)대로 ‘안되면 되게하라’ ‘옷에 몸을 맞춘다’는 무식한 구호를 서로 독려하면서 전력투구하며 살아왔다. 최근 유도에서 금메달따고 한 멘트를 대견하게 보는 국민들이 아직도 많은것 같다.
“4년전에는 죽기 살기로 했더니 떨어져서 이번에는 그냥 죽기로 연습했더니 결국 이겼다”
아직 많은 국민들은 실패한 인생은 단지 자신이 노력을 안 한 것 뿐 이라고 계속 자기 암시를 하고 있다.
운동에 있어서 과거 일본이 동양의 맹주였으나 이제는 중국이다. 우리나라도 이젠 일본 보다는 수준이 높아졌는데 점점 다른 나라에 뒤지기 시작한다.  이것은 운동에 투지가 약해졌다기보다는 삶의 목표가 다양해지는 선진화의 전형적인 변화라고 본다.

(물론 과거에 비해 사람들이 끈기가 없어진것은 사실이다. 배고프지 않아서 그렇다. 하지만 배려심은 더 깊어졌다. 음양은 공존한다.)
과거 임순애 선수의 ‘ 라면먹고 달렸다’ 말도 안되는 선전으로 국민들을 단결시키면서 좀더 능력을 짜아내려는 국가적인 선동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메스컴은 덩달아 날뛰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show가 불가능할 만큼 국민들이 성숙해졌다.
내가 중고교 시절에는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기뻐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면서 우리 선수들은 꼭 대통령을 언급하고 애국이나 국민들을 언급했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은 가족과 자신의 기쁨을 이야기해서 신기해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그런 수준이 되었다. 오직 나 자신을 위해 열심히 했고 지금의 성공한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하는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의 중추가 되어가는 세상이다. 현재 동아대 교수로 재직중인 하형주 선수가 금메달 따고 인터뷰중 울면서 그랬었다. “ 엄마~! 이제 고생 끝났데이~”

 

                                                                              (1970년대초 극장)

 

얼마전 노숙자 생활을 전전하다가 하버드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한 여학생 이야기가 유튜브로 퍼졌다.

물론 대견하지만 저런 내용을 퍼 나르는것은 동기 부여가 되는 동시에 어떤이에게는 정신적인 가해라고 본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런 일을 이루어내는데 너는 뭐냐?“ 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엄청난 고난 속에서도 성공을 일구는 수많은 이들은 분명히 존경 받아야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내야지 은근한 강요는 옳지 않다.

인간은 본질보다 존재의 가치가 앞서듯이 다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능력이 같아야하는것은 아니다.

솔직히 해도안되는 사람은 있는 법이다. 혹은 적성 파악을 잘못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헛짓하는 이들도 많다.

그런 이들에게 까지 ‘하면 된다. 못하는 것은 안 하는것이다.’ 라는 것은 일종의 고문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적 폭력이라고 본다. 그들에게는 그들의 자리로 가도록 마음 편하게

놔 줘야한다.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세상 그 방법은 어른들도 모를 정도로 너무나 다양하다.
동기부여 강사라는 직업이 있듯이 타인에게 희망을 주고 정신적인 성숙을 시켜주는 것은 참 가치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 자체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 한해서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으로 강요하면 안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불가에서는 이를 시절 인연이라 한다. 불경이 한 구절을 수만번 읽어도 어느 인연이 되는 순간이 되어야 깨닫게 되는 법이다.
지금의 글로벌 기업 ‘삼성’도 고 이병철 회장은 30대때 수년간 낚시만 하면서 구상후 시작된 작은 ‘삼성 상회’가 그 모태인 것이다. 물론

돈있는 집 자제여서 가능했겠지만 사실 돈 있다고 다 되는것도 아니다. 높이 뛰기 위해서는 잠시 무릎을 굽혀야 한다.

 


긍정도 긍정적 사고 나름이다. 무한 긍정은 오히려 폭력을 불러온다.
긍정은 위기의 징후에 눈감게 만들고, 나아가 실패의 책임을 개인의 긍정성 부족으로 돌린다.

지금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에는 '~해서는 안 된다' 혹은 '~해야 한다'와 같은 부정성은 없다.

오직 무한정한 '할 수 있음'만이 존재할 뿐이다. 과거 규율사회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고 21세기의 사회는 규율사회에서 성과사회로 변모했다." 규율사회는 부정성의 사회라고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해서는 안 된다' 혹은 '~해야 한다'가 지배적으로 쓰인다.

그러다보니 규율사회의 부정성은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과 전쟁 상태에 있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우울증이 발발한다. 우울증은 '무한자유경쟁체제'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인 것이다. 좋은 삶은 멀리 밀려나고 생존에 골몰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 피로사회 > 중에서 , 2013년, 문학과 비평사 출간


우리는 각자 수준에 맞게 자신의 그릇대로(달란트) 살아가야 행복한 것이다. 부모의 자식 사랑도 혹시나 부모가 자식을 자신의 아바타로 착각하고 있지 않은지 항상 명심 해야할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저 이기적인 한풀이일 뿐이다.

나도 이제는 그냥 놔주려 한다.
언제 부터인가 자식들에게 내뱉는 나의 말중 반 이상이 사랑보다는 불평인것 같다. 서로 바빠 어쩌다 얼굴 보는데도 말이다.
모든 삶은 다 자기의 운명일 뿐이지 절대 짝퉁 사랑의 잔소리가 만든것이 절대 아니다. 

'뒤로 날아오는 화살은 피해도 앞으로 다가오는 팔자는 못 피한다' 말도 있지 않는가?
착각하지 말자. 오히려 그 시간에 나 자신을 더 가꾸어가자. 그게 오히려 바른 교육이다.

( 근데 사실 단지 부모라는 이유 만으로 꼭 자식에게 교육적 강요를 할  자격이 있을까 싶다. ^_^)


                                                 ( 이런 수제 케익(?)  받는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일 것 같다.

                                                      내일이 내 생일인데 뭐 써프라이즈 파티가 있을까?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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