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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보이지 않는 손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여러 인생 갈림길에서 스스로 선택하며 산다.
그런데 그게 오묘한 자연의 섭리로 선택 되어지는듯한 경향이있는것도 다분히 사실이다.
태어나면서 산부인과에서 부모가 바뀌는 일도 있고 간발의 차이로 사고를 면하고 당하는
운명의 찬라가 눈앞을 확 스쳐가기도 한다.
대학 시절 암벽하면서 3명이 매달려 빵을 맛나게 먹은 북한산 인수봉 중간의 그 볼트가
(바위에 밖혀 있는 쇠고랑으로 안전을 위한 장치) 1주일후 가톨릭 대학 산악부 친구들이
똑같이 매달리다 빠지는 통에 떨어져 많이 다쳤다.
겨울 빙벽하면서 2곳중 한곳을 피켈로 찍는데 하필 물이 새면서 얼음이 깨져 추락는 통에 평생 친구인 이명과 함께
시끄럽게 살아가는 운명이된다.
수술중 불필요한 인대로 알고 자르려 한 것이 이상한 기운으로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신경뿌리였는데
환자 평생 불구로 만들 뻔했으니 등골이 오싹.
놀다가 아이가 갑자기 심하게 넘어지는데 돌로된 테이불 모서리를 살짝 스치면서 두개골의 가장 얇은 측두부가 소름끼치게 지나간다.
이렇듯 간발의 차이로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한동안 개그맨 이휘재의 ‘그래 결심했어’ 하면서 2가지 상황을 각각전개하는 프로가 좋았다.
물론 가장 최선의 선택은 그냥 세상 흘러가는대로 놔 두는것이라 믿긴 하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갈등과 후회는 반복되는 것이 평범한 사람이리라.

오늘도 한 환자가 왔다.
허리 아파 사진을 찍으니 단순히 근육이 굳은 염좌인데 요추의 협부 결손 ( 해부학적으로 선천적 결손 ) 이 보인다.
물론 일상 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남자의 경우는 다르다.
“ 군대 잘 다녀오셨어요?”
“ 예, 군대 이야기 하지 마십시오. 군대 땜에 제 인생 완전히 조졌습니다”
아주 심각하게 이야기하니 더 이상 물어볼 수 없다.
여기에 내가 ‘ 군대 안가도 되는데 다녀오셨군요.’ 하면 완전히 미칠 것이다.
우연히라도 사진 찍었으면 신체검사상 면제일 가능성이 큰데 (내가 신검 군의관 시절인 15년전기준으로)
이 환자는 군대를 강원도 철책선으로 다녀왔다.
물론 얻은것도 많겠지만 그것은 각자 생각의 차이일뿐 속에서 솟는 분노가 아직도 남은 듯 했다.

세상 모든일들은 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리드되는 것 같다.
그래서 미리 알수도 없거니와 알려고 할 필요도 없다.
혹시 미래를 알게된다면 그것 만큼 큰 고통도 없을 것이다.
세상에는 알게되면 그 진실을 감당 못할 일들이 있다.
IT가 발달해서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사방에서 모든일에 관여를 한다.
같은 사건도 시대상황에 따라 해석이 다른 법인데 얄팍한 자신의 기준으로 함부로 판단해서 정의인양 떠들고
또한 주관없는 이들은 부화뇌동하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책임 지지못할 말들의 홍수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상황이 너무 지나치게 연속된다.
자신의 위치를 너무 벗어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벗어난 행위에 대한 결과론적인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할 것이다.
시끄럽게 떠들기만 하는 것은 우리동네 강아지도 할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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