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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부부의 인상

전공이 정혀외과인 관계로 청소년들이 학교 생활중 다치면 내게 자주 온다.
주로 운동중 다쳐서 오는데 계단에서 굴러 넘어지거나 친구들과 충돌해서 코 다치거나
책걸장 뛰어다니다 넘어지는등 다른 경우도 많은데 보면 내 과거와 다를 것 하나 없다.
학교 선생님이 부모에게 전화해서 병원 다녀오게 하는데 사실 이건 아니라 본다.
선생님께서도 하실 말씀이 많으시겠지만 최소한 초등학생 정도는 양호선생님이 병원으로 같이 오셔야지
직장에 있는 부모에게 전화 해서 (혹은 집안일 하는) 병원 다녀오라는 것은 교내 활동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부모님들은 자식 사랑으로 기꺼이 병원에 온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 그냥 타박이나 염좌 (인대 놀랜 것)수준이라 배보다 배꼽이 큰 꼴이다.
anyway
주로 엄마와 같이 오지만 간혹 부부가 다 같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보면 참 신기하다.
객관적으로 양측다 비슷한 수준의 호감형인 경우가 별로 없다.
한쪽이 항상 2% 부족하게 미흡하다.
남자인 내가 봐도 멋진 아빠면 엄마는 오히려 연상처럼 참 수수하다. 잘생긴 남자는 연애를 많이 해봐서 여자의 마음만 보는것이겠지.
엄마가 참 좋은 인물에 착한 체형인 경우는 아빠가 대부분 두꺼비다. 미인을 얻은 개선장군의 자만이라 본다.
또한 아이들을 보면 그 결과는 다 과거 수십년간의 각자이룬 업보의 산물인 것 같아 (혹 현대의학의 기술?) 도무지 예측 할 수가 없다.
요즘은 환자들 중에도 결혼을 미룬 노처녀들도 많은데 이해가 안가는 미인들도 꽤있다.
요즘 젊은 남자들이 뭘하고 있는지 참 궁굼하다.
노 부부가 같이 오셔도 그런 경향이 있다.
남편 만나 호강하신 분인지 몰라도 인상만으로 보면 두 부부가 반대 방향으로 살아오신 듯한 분위기다.
멋진 중후한 분이면 십중 팔구는 부인이 남편의 바람기를 현명하게 잘 다스린 경우다.
부부가 동업해서 뭔가를 이룬 자영업자는 부부라기보다는 진한 우정의 비슷한 얼굴형의 친구같은 느낌이다.
비온 후에 땅이 굳는다는데 확실이 굳은 땅 치고 비 안 온경우는 없는 것 같다.

우리 부부는 많이 닮아간다.
솔직히 결혼초에 인물은 내가 더 낫다고 자부했는데 (아내는 가소롭다 한다) 요즘은 어째 남매처럼 비슷해진다.
모든일을 현명하고 차분하게 해결해가면서 살아온 아내는 항상 성질 급한 나를 한마디 말로 확 식혀준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의 주름없는 동안이 조금씩 빛을 발하더니 이젠 내가 약간 과장해서 삼촌수준이 되었다.
특히 우리 부부의 코는 갈수록 닮아간다.
어머니는 내가 코를 잡아당기는 버릇때문이라고 요즘도 나의 버릇을 지적하신다.
내 생각엔 아무래도 집에서 먹는 음식에 특별한 뭔가를 넣은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 닮지 않은 코를 가지려고 무척 애쓴다. ^_^

과거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청춘 남녀5명씩 자신의 이상형 사진을 고르는데
결국 다 선택한 이상형이 하나같이 자기 얼굴을 컴퓨터로 바꾼것이라니 참 신선했다.
결국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인 것 같다.
편해서 좋고 좋아서 편한 것 같다.
한국 사람이 외국에서 한국에 들오면 그냥 이유없이 마음이 편해진다한다. 아마 동질감이겠지.
동질감은 우리를 단결해 주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연결 시킬 수 있는 공통 점을 찾으려 애쓰고 그것을 구실 삼아 모임도 잘 만든다.
우리는 결국 그런 모임을 통해 성숙되어가는 情에 물들어가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이 좋다는 어설프면서도 진한 정이 우리에게 참 많다.
일장일단이 있긴 하지만 내 세대동안에는 서구화되는 풍습속에서도 소멸되지 않고 잘 생존해줬으면 좋겠다 싶은 한국인의 감성이다.
이런 정 때문에 얼굴이 자꾸 닮아가나보다.
닮아가니 정이 더 깊어지고.
이런말에 짜증을 안내는 것을 보니 아직 사랑이 식지는 않았나보다.

                                                             <  5000년전 화석된 연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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