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현실에서 도피하여 꿈을 꿀수 있는 상상의 세계를 우리 눈 앞에 펼쳐주는 신비한 마술이다.
일단 영화를 보는 그 순간만은 자신을 잊고 주인공과 동화되어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감정 이입속에서
울고 웃고하는 자아도취의 카타르시스에 빠지게 된다.
특히 서양의 대자본을 바탕으로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그 규모와 상상력의 CG수준에 위대한 마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창의적이고 규모적인 위대함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보고 펜팔의 세계로 들어서게한 ‘싸운드오브 뮤직’, 신비의 세계로 인도한 ‘007 시리즈 (1962년~)’ 와
‘석양의 무법자(1966년)’,‘람보씨리즈(1983년~)’,‘코만도시리즈(1985년~)’,‘터미네이터씨리즈(1984년~)’등 여러 액션물들은
우리나라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사실 그동안 1000만 관객을 모은 ‘실미도(2003년)’,‘태극기 휘날리며(2004년)’,‘괴물(2006년)’,‘해운대(2009년)’등 몇 개의 국산 블록버스터가
있긴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1000만 관객이라 하기에는 구성이 탄탄하지 못하고 편집이 좀 엉성 하다.
하지만 그래도 과거 최루성 멜로물로 도배를 하던 방화의 기억을 되새기면 참 격세지감이다.
그런데 사실 오랜 여운이 남는 영화는 이런 블록버스터의 킬링 타임용 영화가 아닌 감동을 주는 영화다..
내게 여운을 남긴 영화로는 ‘애수(1940년)’‘대부(1972년)’‘디어헌터(1979년)’‘지옥의 묵시록(1979년)’‘사랑과 영혼(1990년)’등이 있다.
물론 이것 역시 당시로는 돈이 많이 드는 영화였겠지만 일반 액션물하고는 차원이 달라 지금 봐도 전혀 손색이 없는 수작이다.
국산 영화로는 ‘바보들의 행진(1974년)’‘겨울나그네(1983년)’‘서편제(1993년)’'JSA''완득이’‘써니’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한번 소문 났다 하면 국민 5인당 한명(경제활동 인구 2명중 1명)이 남들 따라 꼭 그 영화를 봐야 직성이 풀리는
다이나믹한 민족성이라 좋은 경제적 영화 활동 여건이다.
5000만 인구중에 1000만이상이 같은 영화를 본다니 사실 참 희안한 민족성이다.
난 요즘 우리나라 영화에 많이 빠져있다.
화려함 보다 감성을 자극한다는 개념이 무엇인지 절실히 느끼면서 국산 영화를 선호하게 된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공포영화에 대해선 나는 알러지가 심한편이다.
공포영화의 원조격인 ‘13일의 금요일’(1980년)을 동생과 보고났더니 손에 있던 신문지가 다 젖고 찢어져 있었서 창피했던 기억이 있다.
에어컨 잘 되는 요즘같은 세상에도 여름이면 꼭 남량 특집으로 몇 개씩 개봉하니 돈주고 그런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_^
요즘 전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분다 하지만 사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일시적인 유행일 것이다.
분명 지구 반대편에서도 열광하는 팬들이 있다는 것은 그 규모를 떠나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우리 민족의 풍류에 대한 애증의 감성은 과거 조상때부터 잘 이어왔는데 그 휴화산의 폭발이 이제 나타나는 것 같다.
여행, 영화, 소설, 기업, 국가, NGO단체등 어디를 막론하고 감동을 줄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최상의 상품으로 만인의 가슴에 평생 남길수 있다. 감동 스토리가 있어야한다.
참신한 신인 감독들이 멋진 첫작품을 만들고 후속타를 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창작 활동이라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 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영화는 일상의 기록이다. 다양한 일상이 모여 개인 사회의 소리없는 역사를 만들어간다.
모든 상품에는 스토리가 접목 되어야 하며 거기에는 꼭 감동의 한축이 동반되어야 장수하여 역사의 한줄을 멋지게 긋게 되는 것이다.
나의 오늘도 내겐 하나의 영화다. 단 하나 뿐인 다큐멘터리 영화다.
감독 성격과 직업의 특성상 좀 단조로운 면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감동이 간혹은 있다.
비록 가족 여행도 남들 많이 가는 피크철을 피해 아이들 학원수업 없는 비수기에 가는 삶을 살고 있지만 나름의 철학이 있는 삶이다.
여행 경비도 싸지만 가서 사람들 틈속에서 부대끼지 않는 그나마 조금은 여유있는 여행이라 더 좋기도 하다.
바티칸 성당 구경을 위해 줄선 대기 시간이 1시간도 안됀다. 성수기에는 2-3시간은 보통이라니 얼마나 현명한 방법인가?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그래도 밤에 알프스를 넘어 11시에 밀라노를 야경으로 구경하거나 루브루 박물관을 2시간만에 주파하는 그런 여행은 사실 이젠 안하고 싶다.)
무미건조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점점 좋아진다.
특히 개인의 귀한 삶이 객관적으로 서술되어 역사속의 소리없는 한줄기 흐름이 되는것이 좋다.
누구에게나 개인의 삶은 귀한 장편 기록이다.
연출이나 CG 없이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솔직함이 좋다.
내 인생의 다큐멘터리는 오늘도 그렇게 씽씽고잉 한다.
책속에 길이 있다는 믿음으로 나를 좀더 성숙시키면서 그냥 쭉~~가는거야~~!
201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