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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옷이 날개다

평소의 내 지론이 옷걸이가 좋으면 옷은 관계없다는 것이다.

(이정재 정도면 쓰레기 봉투를 걸쳐도 멋질것이다.)

나는 나의 외모에 자신있었고 나름 절약정신도 한몫했다.

(물론 지금은 그게 단순히 젊은 객기였던것을 잘 알고 있다. 얼굴과 머리는 크고 하체는 짧은데다 부실하며

목소리는 노인의 김빠지는 것이니 사실 내세울것은 체력과 미소 뿐이었다. ㅎㅎㅎ)

성격상 옷에 신경도 안썼지만 사실 쓴다해도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이 솔직히 볼품 없었다.

팔등신이 아닌 육등신의  전형적인 동양인 쏫다리 간지뿐이었으니 말이다. 


직장의 가운은 자주 소독세탁하는 관계로 옷이 좀 낡아도 그냥 사용하고 살았다.
얇은 근무복(수술복)은 자주 새것으로 교체하면서 의사로서 청결하게 직장 생활해왔다.
하지만 겉의 가운은 거추장스러워 자주 안입기도 하고

이미 구형이(어떤것은 20년 가까이 되었다.) 여러벌이  있어서 번갈아 쓰다보니
천천히 동일하게 세월의 티가 묻어나서 돈들여 바꾸는것을 망설이길 수년. 


보다못한 직원의 핀잔으로 새로 마련하기로결정.
그래도 돈들이기는 싫어 50,000원짜리 제일 저렴한 기성복을 신청했는데 웬걸?

너~~~~무 좋다.
인건비도 안될듯. 중국산이겠지만 어떻게 이렇게 좋은 옷감을 그 가격에 살 수 있을까?

재단이나 바느질도 마무리가 잘되어있고 전반적인 디자인도 수준급니다. 

근무복인 수술복도 이정도 수준은 아니다. 참 신기하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딱이다. 
과거에는 광체나는 젊음 자체가 모든것을 커버해줄수있었는데 이제는 후광이 사라진 중년후반

(내년이면 환갑@@) 이니 옷으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겠다.
그래도 가성비는 양보 못하지.

그건 천성이니까. ^^

그리고 보니 내가 개원한지 벌써 22년째다. (의사된지는 35년) 

내년이면 환갑인 의사니 나도 참 연식이 많이 되었네.

과거 젊은 수련의시절 이정도 연배의 선배들을 보면 할아버지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저 나이까지 일해야하나 하면서.ㅎㅎㅎ

상아색 가운은 거의 20년 되어가는것 같고 해외 봉사 가면서 필요해서 구입한 흰 가운도 10년은 넘은것 같다.

소매가 닳아서 소매만 잘라서 짧게 계속 사용했다. 

아래의 두 옷이 단돈 오만원이라니 참 기쁘면서도 신기하다. 하여간 사람이 달라보인다니 다행이다.

그러면 의사가 좀 달라졌으니 병원이 다시 좀 잘되려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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