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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추억의 기록들3


휘경역에서 기차 기다리다 인파에 밀려 철로로 떨어져 두 다리가 절단되어 실려온 학생
친구 오토바이 잠깐 탔다가 사고나서 자신은 두 다리 절단한 너무나 잘생긴 고교우등생
부부 싸움후 집에 불이나 전신 화상으로 실려와서 죽도록 고생하는 부인두고 다른여자와 결혼한 남편 ( 부인은 남편이 화재를 일으킨
것을 끝까지 비밀로 했는데 결국 부인은 힘들게 수차례의 피부 이식수술 받으면서 고생하고 있을 때 남편은 딴여자와결혼...)
재산을 물려주지 않은 할머니에게 수 도 없이 찾아오는 자식,며느리들과 옆 침대의 정 반대상황의 불쌍한 할머니의 후회.
초등학교시절 사고로 곱추가 되어있는 너무나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과 지능이 조금 모자란 남편 그리고 비슷한 수준의 시댁 가족들 ( 친정 식구들의 우아한 분위기과 너무나 잘생긴 아이를 보면서 우리 의료진은 왜 그리 마음이 아팠는지...얼마나 한이 맺힌 삶일까 싶었다.)
항상 저녁에 복도 전화기로 집에 전화하던 고혈압 남자의 마지막 뒷 모습 ( 다음날 무슨 전화 통화를 하다가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짐)
늦은 밤에 일하느라 정신없는 내게 밤 하늘 보면서 멋지다 하시던 할아버지가 다음날 병실에서 돌아가셔서 내가 처음으로 구강대구강 응급 소생술을 시행 ( 병실 다른 환자들도 다 보고 있는데 노인의 입냄새로 구역질이 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아가씨의 대퇴골 골절 수술후 만난 아버지가 내 초등학교 6학년 은사님(성함이 특이해서 잊지도 않는 그분이 었다. 나를 아들 삼고 싶다면서 공부에 대한 재미를 가르쳐 주신분이다)
밤늦게 보신탕을 직접 만들어와서 숙소에 자꾸 넣어주는 입원한 딸의 보호자. 그 당시는 냄새가 역해서 고역이었는데 왜 그 맛을 그때는 몰랐었는지...
수술후 장애 등급을 적게 써 줬다고 죽이겠다 난리 피우는 건달 환자 피해 복도를 뛰어다니면서 열받았던 일
조카가 훈련중 사망해서 어깨 삼촌들이 전라도 광주에서 그랜져 타고 떼거지로 몰려와 위화감을 조성해서 쫄았던 군의관 시절
등등 많은 간접 경험들 속에서 내가 성숙되어왔다.

그분들 지금은 다 어떻게 살고 계시는 지 궁굼하기도 하다.
다 나를 담금질 해준 스승님들이다.
간혹 나타나는 보상금에 혈안된 교통사고나 산재 환자들을 보면 씁쓸한 마음 금할 길 없으나 세상은 다 각자의 삶이 있는 것이니
제3자가 함부로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리라.
최근에도 직 간접 적인 경험들이 많다.
아침에 부부가 아침일찍 병원에서 건강 검진하고 귀가하다 교통사고로 함께 사망하심 (아내에게 들음)
항상 진한 향수에 멋진 화장으로 내게 오셨던 80대의 곱고 애교 넘치던 할머니 한동안 안오셔서 며느리에게 물었더니

주무시다 돌아가셨다 한다. 참 멋지게 마무리 하신다 싶었다.
참 내겐 환자 통해 이뤄진 특허가 3개있다.
정확히 말하면 실용신안인데 최근 것은 출원하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자신의 목발때문에 버스에서 타인들이 발에 걸려 미안해하는 소아마지 환자들을 위해 고안한 ‘접이식 목발‘,
직장생활로 병원 물리치료 못오는 환자들을 위한 ‘경추 견인 의자‘
휠체이 용 식사테이블 “ young's tray'
이것들 역시 환자와의 만남중에 나온 나의 작품이라 항상 환자들에게 감사한다.
오늘도 내 복을 키워주는 대지(大地)인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또다른 추억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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